후보 5명에 남은 자리 3개뿐… 롯데 ‘토종 선발’ 경쟁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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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마운드가 선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토종 투수들의 경쟁 때문에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1·2선발은 부동의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와 올 시즌 새로 영입한 앤더슨 프랑코가 ‘원투펀치’를 일찌감치 예약했다. 나머지 3~5선발 자리를 두고 국내 선수들이 허문회 감독 눈에 들어야 한다. 올해 가을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원투펀치를 뒷받침할 국내 선발진의 역할이 중요하다.

허문회 감독 ‘5선발 체제’ 예고
외국인 투수 1·2 선발 확정적
박세웅·노경은·이승헌·서준원
3~5선발 두고 치열한 경쟁
기대주 김진욱 ‘조기 콜업’ 변수
“미래의 좌완 에이스로 키울 것”

최근 허문회 감독은 선발 투수진을 5선발 체제로 꾸린다고 못박았다. 이는 현재 6~7명의 후보군 가운데 1~2명은 경쟁에서 탈락한다는 의미다. 이들 투수는 최근 연습경기에서도 모두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 허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허 감독은 “6명의 후보를 두고 5명을 최종 추릴 생각이다. 외국인 투수 두 명 모두 들어가는 것이 확정이고 나머지 세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모두 몸을 잘 만들어와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박세웅, 노경은이 3, 4선발으로 유력하고 이승헌, 서준원이 남은 한 자리를 다투던 기존 구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무서운 신인’ 김진욱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고교 시절 이미 ‘완성형 투수’라고 불리던 김진욱의 1군 합류가 결정되면서 선발 한 자리를 가져갈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국내 선발 경쟁에서 3선발이 유력한 박세웅은 가장 앞서 있다. 2018·2019년 내내 팔꿈치 부상에 시달린 박세웅은 지난해 8승 10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부활을 알렸다.

주무기인 포크볼을 가다듬는 것도 개막 전까지 숙제다. 박세웅은 스트레일리에게 전수할 정도로 포크볼이 뛰어나지만 지난해 구위가 흔들리며 투심과 체인지업을 섞어 던졌다. 그는 “내가 잘 던지는 직구와 포크볼의 장점을 확실히 살려야 더 잘 던질 수 있다”며 “올 겨울 준비도 잘됐고 자신감도 있다”고 강조했다.

2018년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노경은은 롯데를 포함한 국내 10개 구단의 부름을 받지 못하며 2019년 ‘무적’ 신세로 한 해를 통째로 날렸다. 2020년 롯데와 재계약한 노경은은 25경기에 나서 5승10패 평균자책점(ERA) 4.87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1984년생 노경은은 최근 젊은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체중을 100㎏까지 불리며 ‘벌크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우리 팀 젊은 투수들이 쟁쟁하다. 경쟁이 부담스럽기도 하다”면서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 최선을 다해 내 기량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근 허문회 감독의 마운드 구상에도 변화가 생겼다. 2군에서 훈련 중이던 김진욱을 1군에 ‘조기 콜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허문회 감독은 김진욱을 15일부터 1군에 합류시킨다. 이어 2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김진욱은 일찌감치 허 감독이 선발감으로 찍어놓은 대형 신인으로 올 시즌 선발 한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크다.

당초 허 감독은 김진욱에 대해 1군에 즉시 투입할 전력감이지만 지난해 강릉고에서 투구수가 많은 점을 감안, 선수 보호 차원에서 첫 시즌을 2군에서 출발하도록 결정했다. 그런데 김진욱의 현재 컨디션이 예상보다 훨씬 좋다는 것이다.

김진욱은 지난 3일 상무와의 2군 연습경기에서 33개를 던져 2이닝 1피안타 무4사구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역투했다. 프로야구 1군 경험이 많은 상무 타선을 상대로 최고 구속 147㎞의 강속구에 슬라이더, 커브 등을 대담하게 선보였다.

김진욱은 ‘류·김·양(류현진·김광현·양현종)’ 국보급 좌완 계보를 이어받을 재목으로 평가받는 기대주다. 특히 롯데 마운드에 부족한 왼손 자원으로 차세대 프랜차이즈 스타로도 손색 없다.

허문회 감독은 “김진욱은 우리 팀 미래이자, 한국 야구의 미래 자산이다”며 “부상을 입으면 안된다. 선발로 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후반 가능성을 보인 이승헌도 강력한 선발 후보다. 196cm 장신이 시속 150km로 내리꽂는 강속구는 위력적이라는 평가다.

이승헌은 지난해 스프링캠프 기간 중 미국 드라이브라인 트레이닝 센터로 다녀온 특별 훈련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특히 지난 시즌 9월 등판해 기록한 선발 3연승은 선발 투수로서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다.

이승헌은 2017년 이후 맥이 끊긴 국내 선발 투수의 두 자릿수 승수를 부활시킨다는 포부다. 롯데 국내 선발 중 10승 이상 기록한 선수는 2017년 박세웅(12승), 송승준(11승)이 마지막이다.

그는 “선발진에 들어가면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려보고 싶다”며 “변화구를 보완해 공격적인 투구로 빠른 승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건 서준원도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담금질을 이어가고 있다. 2000년생으로 프로 3년차를 맞는 서준원은 시속 145km 안팎의 강속구를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다. 같은 구속이라도 더 빠르게 느껴지는 사이드암을 앞세운 서준원은 2019년 4승 11패 평균자책점(ERA) 5.47, 2020년 7승 6패 ERA 5.18로 선발 투수 경험을 꾸준히 쌓고 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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