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닥터] 눈 충혈·찡그림·눈물량 증가하면 검사부터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반복각막짓무름증

아이센텀동물메디컬센터 허윤석 원장이 반려견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아이센텀동물메디컬센터 제공

보호자는 반려견 탄이(미니핀·7살)의 눈이 자꾸 충혈돼 안약을 처방받았다. 안약은 일시적인 증상을 완화시켜줄 뿐 점안을 그만두면 다시 충혈되는 증상이 반복됐다. 동물병원을 찾아 안과 검사를 받은 결과 탄이의 질환은 반복각막짓무름증으로 밝혀졌다.

아이센텀동물메디컬센터 허윤석 원장은 “최근 코로나19로 많은 보호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 전에는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그 중에서도 반복각막짓무름증은 증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아 보호자들이 동물병원 내원을 망설이는 질병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반복각막짓무름증은 생소하지만 반려동물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병 중 하나다. 간단히 말해 각막 상피와 그 바닥면이 잘 생성되지 않거나 불완전하게 이어져서 나타나는 질병이다. 질환을 앓게 되면 반려동물은 통증을 느끼고 눈 찡그림, 눈물량이 증가한다.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잦아들어 보호자가 알아채지 못하고 넘어가기도 한다. 허 원장은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면 단순 각막미란이 반복각막짓무름증으로 진행되고 결막에서 큰 혈관이 각막실질층으로 새로 생성돼 각막 고유 기능을 상실, 결국 각막이 혼탁해져 시력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의 각막은 안과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샴푸나 세정제 등에 의해 쉽게 손상을 입는다. 알레르기나 식이 이상 반응에 의한 결막염, 안구 주위염으로 인한 가려움증 때문에 반려동물 스스로 눈을 비비거나 바닥이나 이불에 얼굴을 문지르는 경우에도 손상이 일어난다. 품종이나 유전적인 원인, 과도한 햇빛이나 자외선 노출, 모래 같은 이물질에 노출되는 경우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결막이나 각막에 살고 있는 세균들 중에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고 있어도 반복각막짓무름증을 일으킬 수 있어 안과 검사 시 미생물 배양과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집에서 해당 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첫째도 둘째도 각막에 손상을 주지 않는 것이다. 안과테스트를 거친 샴푸를 써서 목욕시키고, 알레르기나 식이 면역반응이 있는 반려동물은 항상 먹는 것과 생활 환경에 주의해야 한다. 허 원장은 “평소 발을 많이 빨거나 얼굴을 자주 긁는 등 가려워하는 반려동물의 경우 알레르기원을 확인하는 면역항체 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차단하거나 멀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렇게해도 지속적으로 눈을 깜빡이거나 결막충혈, 다량의 눈물 등 증상을 보인다면 안과 전문 동물병원에 방문해 각막검사를 진행한 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허 원장은 “증상이 가벼운 초기라면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시술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며 “만약 증상이 심하다면 전신마취 후 안과 수술현미경 등을 통한 각막 이식술 등이 필요할 수 있으니 반려동물의 눈이 자주 충혈될 경우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이상윤 선임기자·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