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신드롬… “거품 꺼질 것” vs “벼락스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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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거품이 꺼질 것”, “반기문 때와는 다르다”

대선을 꼭 1년 앞두고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로 치고 올라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가능성에 대한 여의도 정가의 ‘썰전’이 뜨겁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윤 전 총장은 차기 대권 경쟁의 확고한 상수로 떠오른 건 분명해 보인다.

야권 차기 대선주자 1위로 부상
이재명 40% - 윤 37% ‘박빙’
여권, 당 대선판 영향 예의주시
“검사 소신과 정치인 역량 달라
현 지지율 조정 받을 것” 지적도

9일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 의뢰로 지난 7~8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한 결과, ‘차기 대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결한다면 어느 쪽에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이 지사는 40.5%, 윤 전 총장은 37.4%를 얻어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었다. 윤 전 총장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양자대결에서도 38.1%로, 37.1%인 이 대표와 박빙을 보였다.

관망하는 듯하던 여권의 견제도 본격화되고 있다. 민주당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유력 주자가 없다 보니까 (윤 전 총장으로) 쏠림 현상이 생겼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여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부상으로 민주당 내 대권구도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대응책에 부심한 모습이다. 윤 전 총장에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후보는 찾는 작업이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현재 여권 내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윤 전 총장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수록 이 지사의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당내 지지세가 확고해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 지사가 윤 전 총장에 확실히 이길 수 있을지 본격적으로 비교·검증을 당하는 시기가 온 것”이라고 본다.

차기주자 인물난에 허덕이던 야권은 윤 전 총장의 등장에 기대를 걸면서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벼락 스타’에서 악몽으로 변한 과거 경험으로 인한 우려도 적지 않다.

여권의 십자포화에도 강한 맷집을 보여준 윤 전 총장이 ‘정치인’으로서 기본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김무성 전 의원은 통화에서 “정권을 잡으려면 뱃속에 불타는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을 타고난 것 같다”고 했다.

반면 한 야권 인사는 “검사로서 소신을 지키는 것과 순간순간 여론의 평가를 받는 정치인의 역량은 아주 다른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선 1년을 앞둔 시점에서의 여론조사가 실제 대선 결과와 일치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는 대선 1년 전 여론조사에서 30%대로 대세론을 구가했지만, 당시 1%대 지지율에 불과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최종 승리를 거뒀고,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앞당겨진 2017년 19대 대선 1년 전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016년 6월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25.3%의 지지율로 문 대통령(22.2%)에 앞섰지만, 결국 문 대통령이 41.1%를 얻으며 당선됐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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