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5년 차 ‘레임덕’ 피해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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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 선거가 꼭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전임 대통령들의 전철을 밟지 않고 안정된 국정운영을 해나갈지 주목된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집권 5년 차에 예외 없이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레임덕에 빠졌다. 친인척이나 측근 비리, 경제 위기, 당·청 간 충돌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강력한 팬덤·지지율 40% 유지
여권 “전임들과 다를 것” 기대
LH 사태·재보선 결과 등 변수

노태우 전 대통령은 3당 합당으로 주류가 된 김영삼(YS)계의 흔들기와 당 내분, 수서지구 특혜 사건으로 국정 장악력을 상실해 집권 5년 차 지지율(한국갤럽 조사 기준)은 15% 선까지 내려앉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한보사태와 차남 현철 씨의 구속에 이어 IMF 외환위기까지 맞닥뜨리며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세 아들이 각종 비리혐의로 구속되는 등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연정’ 발언 등으로 인한 당·청 갈등과 친형 건평 씨의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국정 동력을 잃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저축은행 비리사태로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구속되고 최측근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비리에 연루되며 타격을 받았다. 그리고 당의 주도권은 이미 친박계(친박근혜계)에 넘어간 상황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4년 차인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5년 차에 들어가기도 전에 탄핵을 당해 국정운영 권한을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에게 넘겨야 했다.

특히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말 차기 대선을 앞두고 여당 당적을 버린 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사와 재판을 받고 현재 수감 중이라는 점 등은 역대 대통령의 험난한 마지막 한 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여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 속에 역대 대통령들이 겪은 레임덕을 피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기 초 80%를 상회하던 지지율이 많이 하락했지만, 가장 최근인 지난 5일 발표된 조사(2∼4일 전국 1002명 대상·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40%를 기록하는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이다.

거기다 코로나19 사태로 청와대의 역할이 커지고,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강력한 팬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국정장악력 유지에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LH 직원들의 신도시 예정지구 투기로 인한 성난 부동산 민심과 검찰과의 아슬아슬한 대립 등 대형 악재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하산길 곳곳에 지뢰가 묻혀있다는 평가다.

거기다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부산시장·서울시장 보궐선거 성적까지 시원찮을 경우 여당 내부에서 적극적인 관계 재정립을 요구할 수 있어 험난한 마지막 해를 맞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박석호 기자 psh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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