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덕신공항·인천공항 ‘윈윈’ 하는 관계 찾아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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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국회 문턱을 넘은 ‘가덕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9일 국무회의를 통과하고, 국토교통부 내에도 ‘신공항 건립 태스크포스(TF)’가 발족됐다. 특별법에 따라 국토부가 후속 조치를 시작한 것으로 매우 적절하고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신공항은 건설 사실만 특별법으로 확정됐을 뿐 아직 관문공항 여부 등은 정해진 바가 없다. 이 때문에 신공항의 성격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시행한 ‘인천공항과 가덕신공항의 동반 성장 가능’ 연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1, 2공항이 ‘윈윈’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신공항의 위상과 관련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행, ‘양 공항 동반 성장 가능’ 제시
부울경 주장과 일치, 실행 방안 마련 중요

한국은행이 작성한 이 연구는 지역 대표공항이 수도권 공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와 국토 면적, 인구 규모가 비슷한 일본 영국 등 7개국 사례를 비교 분석했다. 결론부터 보면 지역 대표공항과 수도권 공항은 여객 수송과 화물 운송량에서 함께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알려진 것처럼 양 공항이 서로의 몫을 잠식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닌 ‘동반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경향은 21세기 들어 더 강화하는 추세라고 한다. 수도권 등 일부의 우려와 달리 가덕신공항이 인천공항의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중요한 근거로 해석된다.

이는 그동안 부울경이 줄기차게 역설하던 가덕신공항·인천공항의 동반 성장론과 궤를 같이한다. 신공항 건설이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국가균형발전과 동북아 물류 허브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부울경 주장과 꼭 맞아떨어진다. 한국은행의 연구는 지역 대표공항이 독립적인 수요층을 갖고 있고, 공항 배후지의 산업구조도 달라 공항 간 분업 체계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각자 영역을 잠식하지 않으면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수도권 일극주의자들이 떠벌리던 ‘고추공항, 멸치공항’ 등 신공항에 대한 폄훼와 조롱이 얼마나 비열하고 무책임한 것이었는지 새삼 확연히 보여 준다.

한국은행 연구의 시사점은 명확하다. 가덕신공항은 반드시 ‘관문공항’으로 건설돼야 하고, 또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아울러 제1 공항인 인천공항과 충분히 동반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세계의 주요국 공항이 이를 잘 보여 준다. 이 결과가 조금이라도 일찍 공개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공개된 이상 이제라도 국토부와 서울 언론 등은 꼭 숙독해 볼 것을 요청한다. 신공항이 국가경쟁력 향상은 물론 수도권 공항에도 긍정적 요인이 된다면 남은 과제는 뻔하다. 바로 신공항의 조기 착공과 개항밖에 없다. 여기엔 국토부의 분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 공항의 윈윈 전략은 국가적 과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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