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메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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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레고를 닮은 앙증맞은 캐릭터가 돋보이는 플랫폼 ‘로블록스’. 각자 아바타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드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들이 만든 공간을 탐험하며 소통할 수도 있다. 미국 내 16세 미만 어린이와 청소년들 절반 이상(55%)이 가입해 열광하고 있다.

#장면 2. 게임 포트나이트 안에서 접속자 다수가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3D 가상 공간 ‘파티로얄’. 지난해 9월 방탄소년단(BTS)이 신곡 ‘다이너마이트’ 안무를 처음 공개해 온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장면 3. 네이버제트 AR 아바타 플랫폼 ‘제페토’. 지난해 9월 블랙핑크가 연 버츄얼 팬사인회에는 5000만 명이 몰렸다. 블랙핑크와 셀레나 고메즈의 3D 아바타로 꾸며진 아이스 크림(Ice Cream) 댄스 퍼포먼스 비디오 역시 큰 호평을 받았다.

이들 사례에 공통점이 있다. 바로 ‘메타버스(Metaverse)’다.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진 3차원의 가상 공간을 뜻한다.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최근 들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로블록스가 당초 계획한 기업공개(IPO)를 철회하고 오는 10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직상장하기로 하면서 메타버스는 그야말로 힙한 존재가 됐다.

메타버스는 ‘인터넷 다음 버전’으로 꼽힐 만큼 외연이 급격하게 넓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네이버 신입 사원 191명이 제페토에서 각자 아바타로 접속해 각종 미션을 수행하는 신입 사원 연수에 참여하고, SKT가 순천향대와 협력해 메타버스 공간에서 2021년 신입생 2500명의 입학식을 치른 게 대표적인 예다. 어느 틈에 모바일이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았듯 메타버스도 우리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듯하다.

상상하는 모든 게 이뤄질 수 있는 메타버스 공간인 오아시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2018)의 시대적 배경은 2045년이었다. 대면 접촉이 힘들어진 코로나19의 시대를 맞아 비대면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익숙해지면서 영화가 현실로 이루어질 날이 생각보다 크게 앞당겨질 수 있을 것 같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는 지금, 아이와 메타버스에서 만날 걸 대비해 조금씩 준비해둬야겠다. 어디까지 적응해야 할지는 글쎄, 일단 도전부터 해보고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겠지. 윤여진 국제팀장 only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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