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나 기다리라고?” 판매 늘어도 못 웃는 포르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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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입 럭셔리카 가운데 판매량이 가장 급상승한 포르쉐의 준대형 SUV 카이엔 주행 모습. 포르쉐코리아 제공

지난해 수입 럭셔리카 가운데 판매량에서 가장 급상승한 포르쉐코리아가 연초부터 비상이 걸렸다.

주요 모델의 라인업을 대폭 늘린데다 잔고장이 거의 없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 주요 모델의 경우 지난해 계약고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초 추가 주문까지 몰리면서 차량 인도까지의 대기기간이 1년 이상 길어지는 등으로 고객들의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럭셔리 수입차 중 최다 판매량
올해 연간 1만 대 달성 기대
주문 몰려 대기 길어 고객 불만
전시장·서비스센터 부족 문제
네트워크 확충 쉽지 않아 ‘고심’

9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포르쉐는 지난해 7779대를 판매해 전년 4204대 대비 85% 급성장했다. 이는 럭셔리 수입차 가운데 판매량이 가장 많은 것이고, 연간 판매 증가율도 벤틀리 다음으로 높았다. 부산에서도 지난해 전년 대비 1000대가량 늘어난 2369대를 기록했다.

이 같은 판매증가는 지난해 준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카이엔’과 고성능 스포츠카 ‘911’ 라인업을 대폭 늘리면서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

카이엔은 지난 2019년 단일 트림으로만 2339대를 판매했으나, 지난해 카이엔 쿠페와 카이엔 E-하이브리드 등 무려 6개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덕분에 지난해 카이엔 모델로 3727대를 팔았다.

911도 지난해 라인업을 전년도 11개에서 19개로 늘렸는데, 판매량이 90대에서 1128대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포르쉐의 이 같은 인기는 연초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과 2월 각각 681대, 912대 총 1593대를 판매해 전년도 1·2월 합친 547대 대비 약 3배 늘어났다. 이 정도 추이라면 올해 연간 1만 대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포르쉐 인기에 대해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수입차 시장이 벤츠, BMW 등을 중심으로 성장했는데 다소 식상한 소비자들이 많아졌고, 포르쉐의 경우 최근 라인업이 대폭 확대된데다 각종 품질 이슈가 거의 없는 점 때문인 것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카이엔을 10년째 보유 중인 50대 고객은 “10년 동안 소모품 교환 외에 잔고장이 없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문제는 늘어나는 국내 물량과 판매량 증가에 따른 계약·A/S 수요에 대한 전시장·서비스센터 확충을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여부다.

현재 포르쉐 모델 가운데 계약 후 고객 인도기간이 가장 긴 것은 카이엔으로 1년 안팎 걸린다. ‘911 카레라 S’와 ‘718 박스터 GTS 4.0’도 대기기간이 비슷하다.

여기에 지난달 718 카이맨 GTS와 718 박스터 GTS 출시에 이어 올 상반기 나올 파나메라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도 사전계약이 들어간 상황이다. 하반기에도 신형 911 GT3가 공개할 계획이어서 물량 부족 문제는 가중될 전망이다. 이 같은 차량 대기에 적잖은 고객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포르쉐코리아도 독일 본사에 물량을 마냥 더 달라고 할 수 없는 분위기다. 지난해 판매량이 배가량 늘어났지만 국내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수를 여러 여건상 그에 비례해서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는 각각 전년 대비 2개씩 늘어나는데 그쳤다.

포르쉐코리아 측은 “물량 확보와 함께 지속적인 네트워크 확장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입차 업계에선 포르쉐 본사가 대량 생산을 지향하지 않고 있어 국내 고객들의 대기 불만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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