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과 거리 두며 ‘정중동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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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8일 ‘윤석열 대망론’으로 출렁였지만, 당사자인 윤 전 총장은 반응이 없었다. 지난 4일 전격 사퇴한 뒤 사실상 나흘째 칩거 상태다. 전날 부인인 김건희 씨가 운영하는 서울 서초구 자택 인근의 전시기획사 사무실을 방문한 게 공개된 유일한 외부일정이었다.

윤, 사실상 칩거 상태지만 현안엔 목소리
2만 명 윤사모 등 지지 모임 속속 결성
재보선 이후 본격 대권 행보 나설 듯

윤 전 총장은 사퇴 직후 주변에 “적어도 1주일 정도는 집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자택에 머물면서 사퇴 이유로 밝힌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및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입법 추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어떤 방식으로 국민에게 전달할지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도 지난 6일 ‘LH 사태’에 대한 언론의 취재 요청에 적극 응해 “공적(公的) 정보를 도둑질해서 부동산 투기 하는 것은 ‘망국의 범죄’”라면서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향후 행보에 대한 고민과 함께 앞으로도 자유롭게 정국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면서 존재감을 키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윤 전 총장이 이처럼 ‘정중동’ 행보를 보이며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그의 지지층은 이미 대선주자 윤석열을 상정해놓고 움직이는 모습이다. 비공개 페이스북 그룹 ‘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윤사모)’은 이미 가입자가 2만 명을 넘어섰고, 자체적으로 지역위원장까지 꾸려놓은 상태다. 물론 윤 전 총장은 아직 이들과 접촉하지는 않고 있다. 정치권과 학계 등에서도 윤 전 총장에게 여러 경로를 통해 조언을 하는 그룹이 자체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 등에서 유통된 윤 전 총장의 ‘대선 지원 세력’에 거론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은 윤 전 총장 지원설에 대해 선을 그었다.

윤 전 총장과 친분이 있는 부산의 한 야당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대권주자로 부각된 이후 여러 자생적인 지지 모임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그가 정기적으로 접촉하는 소위 ‘멘토 그룹’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렇지만 이제 윤 전 총장이 손을 내밀면 누가 거부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4·7 재보선까지는 물밑에서 법조계와 학계 등 인사들과 접촉점을 늘리고, 재보선 이후 정계개편 등 정치권의 유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본격적으로 대권 행보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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