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쑥날쑥 적용에 볼멘소리 나오는 택시 노사 상생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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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법인택시기사들이 사납금을 일부 감면하는 노사 상생 협약을 코로나 기간동안 상시적으로 운영해달라고 요구한다. 현재 상생 협약은 비정기적으로 적용되어 경제적 어려움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8일 부산시택시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에 따르면 조합 측은 지난해 3월부터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와 협의해 사납금 일부를 감면하는 내용을 담은 ‘상생 협약’을 체결해 운영 중이다. 상생 협약은 코로나19로 생계유지에 부담을 느끼는 법인택시 운수사업 종사자들을 위해 근무 형태를 전액관리제나 사납금제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사납금제를 선택할 경우 근로자가 기간을 선택해 낮춰진 금액의 사납금을 납부할 수 있다.

코로나 위기 극복 위한 노사 협약
부산 법인택시 사납금 일부 감면
지난해 3·4·5·9·12월에만 적용
일관된 원칙 없어 택시기사 유감


가령 한 달 중 25일을 근무할 경우 기존에는 하루에 12만 5500원을 사납금으로 지불했다면 상생협약에 따라 16일은 12만 5500원, 9일은 5만 7500원을 납부할 수 있다. 대신 16일에 대해서는 월급이 지급되고, 9일에 대해서는 일급제가 적용된다.

하지만 상생 협약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가동됐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것은 지난 3월부터이나, 상생 협약은 지난해 3,4,5,9,12월에만 운영됐다. 법인 택시기사들은 일관성 없이 띄엄띄엄 상생 협약 운영하는 것에 반발하며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협약을 계속 가동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에서 법인택시를 모는 이 모(55) 씨는 “지금 납부하고 있는 사납금을 맞추려면 아침 5시부터 출근해 저녁 9시까지 일해야 겨우 가능한 수준”이라면서 “그렇게까지 일을 안 하면 한 달에 30~40만 원은 내 주머니에서 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그는 “상생 협약으로 사납금이 낮아져야 비로소 생활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상생 협약이 유동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일부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재난지원금 이야기가 나오면 협약이 가동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불만 섞인 이야기도 나온다.

택시사업조합측은 회사도 힘든 상황에서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택시기사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상생 협약을 만든 것임에도 기사들이 반발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개인 택시기사들과의 재난지원금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 측이 부산시와 협의해 재난지원금 50만 원을 더 받아낸 성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시택시운송사업조합 양원석 기획노무부장은 “법인택시 기사들의 생계안정을 위해 도입한 상생 협약 제도가 이런 식으로 오해를 받게 될 줄 몰랐다”며 “지난 2월에는 재난지원금이 지급됐지만, 상생 협약이 유지된 바 있다. 상생 협약 체결 여부는 노사 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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