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규비평문학관’ 김해에 곧 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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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신어초등학교 정문 건너편에 자리 잡은 고석규비평문학관. 남송우 문학평론가가 전시물을 소개하고 있다.

고석규비평문학관이 경남 김해시에 들어섰다. 최근 둘러본 이 문학관은 개관 준비가 이미 끝났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개관 날짜만 기다리는 상황이다. 위치는 신어초등학교 정문 건너편에 있는 6층 건물 은석문화회관(김해시 활천로 294) 맨 아래층이다. 지하 1층인데 평지로 접근이 가능한 구조다. 고석규비평문학관을 추진한 이는 문학평론가인 남송우 전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자 부경대 명예교수다. 그는 “고석규의 기일이 4월 19일인데 그 전에 개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고·노트 등 100여 점 전시
장서 7000권 갖춘 독서공간도

비평가 고석규(1932~1958)는 26세에 요절한 비운의 천재 비평가였다. 작고한 비평가 김윤식은 “스스로 쌓은 형이상학의 성채에 벽화를 그려본 사람이 비평가일진대 고석규는 이러한 비평가의 위상을 ‘암시’한 바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암시’는 고석규가 요절한 것을 염두에 둔 안타까운 표현이다. 고석규는 부산대 국문과 석사 학위를 받고 시간강사가 되어 2번 강의한 뒤 급작스럽게 숨을 거뒀다. 고석규는 그 1년 전에 결혼했는데 그가 죽은 지 19일 뒤에 유복녀가 태어났다. 생명의 기름을 태우며 거의 매일 밤을 밝혀 글을 읽고 썼는데 그때 말렸어야 했다는 게 당시 부인 추영수 시인의 말이라고 한다. 그렇게 썼던 글 등이 5권의 고석규 전집으로 이미 출간돼 전시실에 놓여 있다.

고석규비평문학관은 크게 2부분, 전시실과 독서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전시실에는 유족과 친우가 보관하던 고석규의 유고, 편지, 노트, 책, 관련자료 1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노트 중에는 세계문학 고전에 대한 글쓰기 구상 메모도 있다. 또 전시물 중에는 추영수 시인의 시집 10권도 있고, 유복녀 고명진은 금속공예가가 되었는데 그의 작품 5점도 걸려 있다. 소장고에도 상당수의 유품이 있다고 한다. 독서공간은 문학 중심의 장서 7000권을 구비하고 있으며 때에 따라 북 콘서트를 꾸밀 수 있는 무대 시설도 갖추고 있다. 남송우 문학평론가에게 몇 가지를 물어봤다.

-함흥 출신으로 월남한 고석규는 부산이 연고지라 할 수 있는데 왜 김해에 문학관을 열었나?

“부산에서 적당한 공간을 찾기 힘든 차에 마침 김해에 이런 공간이 나서 감행하게 된 것이다. 경남도에 사설 문학관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 부산의 경우, 광역·기초자치단체의 무관심 탓에 사설 문학관 운영이 너무나 힘들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고석규비평문학관과, 고석규를 발굴한 부산의 비평 동인 ‘오늘의문예비평’은 연계가 되고 있나?

“이번에 ‘오늘의문예비평’ 발행·편집인을 다시 맡게 되는데 문학관과의 연계를 조금씩 넓혀갈 수 있을 것이다.”

-고석규비평문학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빛바래가는 문학적 진정성을 되새기는 공간, 지역문학 활성화를 도모하는 기지, 나아가 동남 문화권을 형성하는 플랫폼 역할을 해나갈 작정이다.”

글·사진=최학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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