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한국무용협회에 부산지회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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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무용협회 재창립추진위원회는 지난 6일 부산예술회관 1층 공연장에서 부산무용협회 ‘미 인준’ 사태에 대한 경과보고, 재창립 총회 개최 등을 설명하는 임시총회를 열었다.

“너무나 황당하다.”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부산 무용인의 한 사람으로 통탄할 일이다.” 한국무용협회 부산지회(이하 부산무용협회)가 2년 동안 ‘미 인준’ 상태였다는 것을 들은 지역 무용인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부산무용협회에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2019년 2월 이후 ‘미인준’ 상태
보궐선거 치른 당시 총회 불인정
김갑용 전 회장 “본회가 규정 위반”
협회 창립 58년 만에 초유의 사태
정상화 위한 재창립추진위 구성

7일 (사)한국무용협회(본회)와 부산무용협회 등에 따르면 부산무용협회는 2019년 2월부터 현재까지 2년여 동안 본회로부터 협회 승인을 못 받은 ‘미 인준’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한국무용협회 본회가 18대 윤여숙 부산무용협회장이 중도 사퇴하면서 2019년 2월 16일 지회장 보궐 선거에 나가 선출된 신임회장(김갑용 ‘춤과 사람’ 대표)과 임원에 대해 인준을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 인준’ 사태는 부산무용협회 창립(1964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지회는 임원 개선 등이 있을 땐 인준 신청서를 본회에 제출, 인준을 받게 돼 있다.

결과적으로 부산무용협회는 미 인준 상태에서 지난 2년간 운영된 셈이 된다.

부산무용협회를 미 인준한 것에 대해 한국무용협회는 당시 부산 지회 회장과 임원들이 사퇴했기에 총회 자체가 인정이 안 됐다고 밝혔다. 한국무용협회 관계자는 “지회·지부 설치 및 운영 규정(2018년 11월 9일 개정 적용) 제4장 18조 2항 총회 개최 근거에 따르면, 2019년 2월 16일 이뤄진 총회는 지회 회장과 임원 사퇴로 총회 자체가 성립되지 않아 이날 선출된 회장과 임원을 ‘미 인준’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무용협회는 부산 지회가 미 인준 상황이기 때문에 사고 지회에 해당한다면서 지난해 10월 재창립 총회 추진을 위해 재창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부산 지회 측에 알렸다. 통상 총회에는 정기총회, 임시총회, 창립총회, 재창립총회가 있는데, 한국무용협회 지회·지부 설립 및 운영 규정에 따르면 사고 지회의 경우 ‘재창립추진위원회’를 구성, 재창립총회를 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2019년 2월 부산무용협회 총회를 통해 회장으로 선출됐던 김갑용 ‘춤과 사람’ 대표는 “당시 지회는 선거 규정을 지켜 합당하게 총회(보궐선거)를 치러 임원을 선출했으며 이후 관련 자료를 본회에 제출했고, 2020년 6월 23일 접수된 본회 공문(한국무용협회 부산지회 2019년도 임원보궐총회 관련 자료 재요청건)은 부산지회 임원을 검증하는 서류로, 이는 본회가 지회 임원을 실제 임원으로 보고 있었음을 증거하고 있었기에 지회에서는 당연히 인준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 지회가 미 인준 상태라는 것은 지난해 8월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본회에서 부산무용협회를 미 인준했다면 2019년 9월과 2020년 10월 한국무용협회 주최로 이루어진 전국무용제 팸플릿에 부산지회장으로 저를 소개했음에도 본회에선 아무런 조치나 말이 없었다는 것은 부산 지회를 인정했다는 증거 아니냐”며 “본회가 뒤늦게 미 인증 운운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덧붙여 김 대표는 “지회 미 인준 시 본회 이사회를 개최해 승인을 받아야 하나, 이러한 절차를 무시하고 이사장 권한으로 결정한 것은 지회·지부 설립 및 운영 규정에도 명백히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이렇게 본회와 김 대표 측의 입장 차가 분명해 향후 ‘미 인준’에 대한 절차와 책임 등을 놓고 양측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뒤늦게 이번 사태를 알게 된 부산무용협회 회원과 지역 무용인들은 지회 ‘미 인준’ 상황에 대해 매우 황당해하고 있다. 지역의 한 무용인은 “소리 하면 전라도요, 춤 하면 경상도, 그중에서도 부산은 그 춤의 한가운데 있는데, 자존심이 상하는 매우 황당한 일을 당했다”고 개탄했다.

한편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무용협회 본회 요구로 부산무용협회에서는 최근 ‘재창립추진위원회’(위원장 김온경)를 구성했다.

부산무용협회 재창립추진위는 부산지회 미 인준 사태가 회원들 사이에 회자되며 논란이 일자, 6일 오후 2시 부산예술회관 1층 공연장에서 회원들을 상대로 부산무용협회 사태에 대한 경과보고, 재창립 총회 개최와 관련된 제반 사항을 설명하는 임시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일부 회원들은 이 사태에 이르게 한 김 전 지회장의 대처와 대응에 깊은 아쉬움, 책임을 토로하면서도 하루빨리 지회가 정상화되길 주문했다. 김정원 회원은 “이번 사태가 늘 해오던 전례나 관례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를 계기로 본회와 지회 모두 정신 차리고, 발전된 무용을 향해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온경 재창립추진위원장은 “본회나 지회 누구의 잘잘못, 그리고 행정상 실수를 떠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부산무용협회에 이런 사태가 발생했고, 일어났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다”면서 “부산무용협회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산무용협회 재창립추진위는 부산무용협회를 정상화하기 위해 이른 시일 내에 재창립총회를 갖고 새 회장과 임원을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글·사진=정달식 선임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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