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제국의 화려한 문화, 현시대 맞게 새롭게 재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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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일 가야문화축제제전위원장

“‘제4의 제국’ 가야의 화려한 문화를 현시대에 재현하는 일을 맡게 돼 기쁜 마음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최근 김해지역 대표적 축제인 가야문화축제제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은 박용일(76) 전 김해시의회 의장은 이런 소감을 먼저 밝혔다. 그리고는 “‘와! 우리 축제다’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새로워진 가야축제를 시민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경제인·최장수 전 김해시의회 의장
코로나에 비대면 프로그램도 준비
가야사 복원·전국 관광자원으로 육성

“‘올해는 가야문화축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첫해’라는 심정으로 제전위원회에서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는 그는 “(이런 준비과정을 보면서) 오히려 중간에 위원장직에 승선해 숟가락만 얹는 게 아닌가 싶어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라고 말한다.

박 위원장의 바람과 얘기처럼 가야문화축제는 올해 많이 변화할 모양새다. 그는 “축제의 큰 줄기는 가락국을 건국한 김수로왕의 탄생과 인도 공주 허황옥과의 한반도 최초 국제결혼 등이지만 규모와 프로그램이 확연히 달라진다”고 귀띔했다.

“정부 국정과제인 가야사 복원사업과 연계해 지역 대표 축제로 자리한 가야문화축제를 가야권은 물론 전국적인 관광자원으로 승화시키겠다는 김해시의 의지도 담겼다”는 게 박 위원장의 설명이다.

실제 이는 그가 축제제전위원장을 맡게 된 연유와도 궤를 같이한다. 올 초 박 전 의장이 ‘축제제전위원장을 맡았다’는 소식에 지역 정가와 문화계선 ‘맡을 분이 맡았다’는 대체적인 평가 한편에 위원장직을 수락한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증도 작지 않았다.

김해지역 대표적 경제인이자 최장수 김해시의회 의장직을 맡기도 한 그는 2000년대 이후 지역 내 국회의원과 시장 선거 때마다 출마를 권유받거나 거론돼 왔을 정도로 경제와 정치를 아우르는 지역의 대표적 인사다. 그런 그가 최근 몇 년 사이 사회활동을 거의 접고 그야말로 ‘야인’ 생활을 즐기면서 주변에 “에너지 소비가 다 된 것 같다. 좀 여유를 가지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치곤 한 터였기 때문이다.

제전위원회 한 관계자는 “김해시와 제전위원회는 ‘가야사 복원’ 단계에 맞춰 축제의 방향성 재정립에 걸맞은 인물로 박 위원장을 ‘낙점’한 뒤, 여러 차례 설득 끝에 수락받았다”는 뒷얘기를 들려줬다.

하지만 정작 박 위원장은 가야문화축제를 한 달여 앞두고 더 큰 고민에 빠졌다. 축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축제 준비는 물론 코로나 정국에 맞게 온라인으로 공유하는 미디어 콘텐츠, 역사와 문화적 유산을 활용한 비대면 프로그램 등도 마련했지만, 시민들에게 선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해시는 시민 의견 수렴을 통해 축제 개최 여부를 결정키로 하고 현재 여론조사를 진행 중이다. 박 위원장은 “새로워진 축제가 선보여질 수 있도록 시민 모두가 함께 염원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태백 기자 jeong1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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