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시장 보선 후보 확정, “오직 부산 발전만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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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7일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대결 구도의 큰 틀이 짜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로는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6일 확정됐고, 그 이틀 전에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제1 야당인 국민의힘 후보로 결정됐다. 이로써 양 당은 각각 선거 체제로 전환하고 조직과 전략을 재정비하는 등 본격적인 표밭 갈이에 들어갈 예정이다. 두 후보는 경선에서 당내 경쟁자들을 큰 차이로 누르고 승리를 거뒀다. 박 후보는 54.40%, 김 후보는 무려 67.74%의 최종 득표율을 보였다. 당원도 당원이지만 무엇보다 부산 시민의 마음이 그들에게 크게 쏠린 것이다. 기대가 큰 만큼이나 책무 또한 무거울 수밖에 없다.

위기의 부산 살릴 책무 더없이 무거워
진영 간 싸움보다 품격 있는 경쟁 기대

이번 보선으로 선출되는 시장의 임기는 내년 6월 30일까지 1년여 남짓이다. 선출된 직후에는 시정 파악에 시간을 들여야 하고, 또 차기 지방선거일이 내년 6월 1일이라 시장으로서의 업무는 사실상 1년도 채 못 보는 셈이다. 그렇지만 이번 시장 보선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부산이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는 갈수록 줄고 미래도 불투명하다 보니 청년들이 부산을 떠나고 있다. 남아 있는 사람도 지역 경제 기반이 워낙 열악한 탓에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숱하다. 차기 부산시장은 이런 현실을 극복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부산이 다시 비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차기 부산시장은 800만 부울경 주민의 숙원인 가덕신공항 완결의 주춧돌을 놓아야 할 막중한 임무를 떠안아야 한다. 지난달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이후 가덕신공항의 조기 착공을 위한 후속 조치들이 발 빠르게 이어지고 있지만 갈 길이 첩첩산중이다. 서울 정치권과 중앙정부 관료, 소위 중앙 언론 등 가덕신공항 건설을 방해하려는 세력의 반발이 아직도 거세기 때문이다. 가덕신공항은 자체로서 의미도 크지만 2030 월드엑스포 개최와 동남권 메가시티 성공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속전속결로 안착시켜야 한다. 그런 점에서 향후 1년의 기간은 허투루 낭비해선 안 되는 소중한 시간이다.

이번 보선이 차기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이라는 식의 의미 부여는 한가한 짓이다. 그렇게 진영을 가르고 증오를 심으며 진흙탕의 싸움을 할 때가 아니다. 여야를 떠나 각 후보는 죽어가는 부산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대안을 가지고 치열하게 정책 대결을 펼쳐야 한다. 부산을 살릴 구체적이면서도 실천적인 청사진을 부산 시민은 지금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춘·박형준 두 후보는 7일 주선으로 만난 자리에서 “누가 이기든 침체된 부산의 부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기꺼운 소식이다. 부디 두 후보가 부산을 되살리기 위한 격조 있으면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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