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생 100세 시대, 초고령자 통계로 설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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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삼 동남지방통계청장

요즘 운전을 하다 보면 어린이보호구역(School Zone)뿐만 아니라 ‘노인보호구역(Silver Zone)’을 흔하게 접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노인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도로의 일정 구간에 속도를 제한하고 시설을 설치하여 운영하는 제도이다. 부산지역은 지난해 9월 기준으로 노인보호구역이 지정되어 있으며, 북구 12개, 부산진구 9개, 금정구 7개 순으로 많다.

한편, 65세가 넘은 노인들은 ‘어르신 유치원’을 다닌다. ‘어르신 유치원’에서는 매일 등원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건강 체조, 치매 예방, 인지 향상, 물리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을 관리해 준다.

최근 ‘노인보호구역’, ‘어르신 유치원’ 등 노인 관련 시설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정부·지방자치단체 또는 민간단체에서는 건강·경제 등의 이유로 가족과 생활하기 어려운 노인을 위해 노인복지시설을 운영한다. 양로시설, 노인요양시설, 재가노인복지시설 등이 대표적이다.

통계청에서는 매년 9월 말에 고령자통계를 발표한다. 이 통계를 보면, 2020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부산이 18.7%로 전국 15.7%보다 3.0%P 높다. 그리고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내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25년에는 고령인구 비중이 5.7%P 높아져 24.4%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국 20.3%보다 4.1%P 높은 수준이다. 부산지역은 고령화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고 고령화 진행속도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고령자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100세 이상 초고령자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 부산지역의 경우 2005년 31명, 2010년 91명, 2015년 156명으로 10년 사이에 125명 증가하였다.

통계청에서는 1990년 이후 초고령자의 변화추이를 파악하기 위해 매 5년마다 ‘100세 이상 고령자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015년 조사 결과에 의하면 노인요양원, 노인병원 등 노인시설에 거주하는 고령자가 43.1%다. 2010년 19.2%보다 23.9%P 증가하여 노인시설 거주자가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장수비결은 소식(小食) 등 ‘절제된 식생활 습관’(39.4%), ‘규칙적인 생활’(18.8%), ‘낙천적인 성격’(14.4.%) 순이었다. 고령자 중 44.2%는 ‘식사하기’, 35.7%는 ‘일어났다 눕기’, 28.5%는 ‘옷 갈아입기’를 혼자 할 수 있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생활비는 ‘자녀 또는 친척 지원’(80.5%)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60.4%)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 수명이 연장되면서 이제는 100세 시대,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 시대가 도래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통계청에서는 이런 초고령자에 대한 복지정책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100세 이상 고령자조사’를 실시한다. 지난 4일부터 오 15일까지 12일간 주거시설, 건강 상태, 일상생활 수행 능력, 생활비 부담 방법, 선호식품 등 31개 항목을 조사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조사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응답자와 조사담당자의 안전을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할 예정이다. 정확한 고령자통계가 작성될 수 있도록 조사대상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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