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기 수조 속 핵연료 모두 꺼내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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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10년

지난달 14일 촬영된 후쿠시마 제1원전 모습. 처리방법을 확정 짓지 못한 오염수 탱크가 부지 내에 즐비하다. 교도연합뉴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직후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가 일어난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사고 수습은 여전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원전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 사용 후 연료 풀에 있던 핵연료 566개를 꺼내는 작업을 지난달 28일 완료했다고 7일 밝혔다. 원전 사고 당시 노심용융(멜트다운)이 발생한 1∼3호기 중에서 수조 속의 연료를 모두 꺼내는 데 성공한 것은 3호기가 처음이다. 3호기 수조 내 핵연료를 꺼내는 작업은 당초 2014년 말로 계획했지만 방사선량이 높아서 일정을 계속 미루다가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도록 원자로 건물 상부에 돔형 커버를 설치한 뒤인 재작년 4월에서야 비로소 시작할 수 있었다. 3호기에서 핵연료를 모두 빼낸 것은 사고 수습을 위한 의미있는 진전이라는 평가다.

566개 제거 ‘수습 진전’ 불구
오염수 탱크 처리방법 못 찾고
1·2호기 연료 1000여 개 ‘여전’
폐로작업 험난, 사태 해결 더뎌

하지만 원전 부지 내에는 처리 방법을 확정하지 못한 오염수 탱크가 여전히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제거하지 못한 핵연료 역시 1000개 넘게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1호기와 2호기 수조에 각각 392개, 615개가 있는데 이들을 꺼내는 작업은 2027년∼2028년도와 2024∼2026년도에 시작될 전망이다.

특히 폐로의 핵심인 ‘연료 데브리’를 꺼내는 작업은 시작도 못했다. 사고로 인해 원자로 압력 용기 속 노심 연료가 원자로 격납용기 내부의 구조물과 함께 함께 녹아 굳어 버린 것이 연료 데브리다. 연료 데브리를 꺼내는 것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료 데브리는 약 880t 정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원자로 격납용기 내부 등은 방사선량이 높아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우며 데브리의 상태도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호기에서 데브리를 꺼내는 작업을 하면서 확보한 정보를 토대로 작업 방식을 개선해 1·3호기로 추출 작업을 확대한다는 것이 2031년까지의 구상이다. 도쿄전력은 폐로 작업이 원자로 냉온 정지 시점으로부터 30∼40년 걸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원전을 부정적으로 보는 일본 국민들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도통신 등이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970명(유효 답변 기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68%가 ‘단계적으로 줄여 제로화(전폐)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장 전폐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도 8%에 달하면서 전체 응답자의 76%가 탈원전 정책을 바라는 것으로 기록됐다. 같은 조사에서 탈원전을 희망한 응답자 비율은 2014년 69%, 2016년 62%, 2018년 75%였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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