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서 못 보던 ‘오존층 파괴 물질’ 첫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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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서는 못 보던 ‘오존층 파괴물질’이 나타났다.

극지연구소(소장 강성호)는 북반구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3종의 오존층 파괴물질을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 관측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HCFC(수소염화불화탄소)의 일종으로, 남극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가운데 1종은 다른 지역에서도 관측된 적 없는 물질이다. HCFC는 오존층 파괴의 주범으로 알려진 프레온가스 CFCs(할로겐화합물)를 대신해 에어컨 냉매 등으로 사용돼왔다.

세종기지 참여 국제공동연구팀
3종 물질 나타나 비상한 관심
HCFC 일종, 북반구서 유입 추정
美 국립과학원회보에 논문 실려

극지연구소와 스위스연방 재료시험연구소(Empa) 폴머(M. Vollmer) 박사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전 세계 오존파괴물질 관측망에서 3종의 HCFC를 감지했다. 세종기지는 남극기지 가운데 유일하게 이번 연구에 참여해 남극에까지 HCFC가 퍼졌음을 밝히는 데 기여했다.

국제사회는 1989년 “오존파괴물질의 생산과 사용을 멈추자”며 몬트리올의정서를 발효했고, CFC보다 위력이 덜한 HCFC도 규제 대상에 포함돼 있다. 몬트리올의정서에 따르면 선진국은 2020년까지, 개발도상국은 2030년까지 HCFC 생산을 각각 금지해야 한다.

세종기지에서 관측된 3종의 HCFC는 남반구에서 생산되지 않는 물질로, 북반구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대기 중 농도와 농도의 증가 속도가 호주에 위치한 관측소의 측정값과 같은 것으로 미뤄볼 때, HCFC는 남반구 중고위도 대기에 균일하게 퍼져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국제공동연구팀의 설명이다.

HCFC 3종의 대기 중 농도는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 4년간(2016~2019년) 연 평균 710~2300t (HCFC-132b: 970t/년, HCFC-133a: 2300t/년, HCFC-31: 710t/년)이 배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2016년 이후 배출량의 80~95%는 동북아시아, 특히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남극세종과학기지는 1988년 설립된 이후 기상관측 임무를 수행해왔다. 이번 오존층 파괴물질 추적 연구에는 2007년 이후에 관측한 자료들이 사용됐다.

송현수 기자 son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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