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하자마자 확진자… 봄이 오는 캠퍼스 ‘불안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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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병원 의료진 대상 코로나19 백신 자체접종이 실시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김연수 서울대학교 병원장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새 학기를 맞은 부산 지역 대학가에 코로나19의 그림자가 짙다. 부산대와 동아대에서 개강 직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방역 강화, 비대면 수업 전환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4일 부산시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2일 부산대 새벽벌도서관에서 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발생했다. 3일 시행된 역학조사에서 해당 확진자는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 새벽벌도서관과 금정회관 1층 식당 등을 방문하고 순환버스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대 도서관에서 2명 발생
추후 집단감염 가능성도 있어
동아대 수업 중 학생 1명 확진
접촉자 분류 39명 역학조사
“대면 수업 고집할 이유 있나”
학생들, 학교에 불만 쏟아내


이에 따라 부산대는 4일 도서관을 긴급 폐쇄하고 방역 조치를 진행했다. 해당 확진자의 접촉자 중에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 10여 명도 있어 추후 집단감염 가능성도 있는 상태다. 보건당국은 4일 오전부터 자가격리자와 검사대상 통보자 250여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 16명 집단감염으로 홍역을 치른 동아대 부민캠퍼스에서도 확진자 1명이 나왔다. 수업을 들은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아 교수를 포함한 39명이 접촉자로 분류되고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수업은 비대면 전환 가능성이 있다.

개강 첫 주 만에 대학가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들의 불안감이 높다. 대면·비대면을 섞은 혼합 강의 방식에서는 이번 경우처럼 언제든지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대는 전체 수업 중 20%, 동아대는 30%를 대면 방식으로 한다. 이날 부산대에서 만난 재학생 신희(22) 씨는 “현재 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감염 사실을 알고 놀랐다”며 “현재 서울 대부분의 대학은 비대면수업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아는데 유독 부산은 대면 수업을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학본부의 늑장 통보에도 불만이 쏟아진다. 이날 동아대 온라인커뮤니티에는 ‘교내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학교 측은 아직까지 공지조차 없다’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확진자 정보를 확인해야 하느냐’는 항의글이 올라왔다.

개강을 맞아 대학가는 방역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부경대의 경우 비대면 수업을 80% 가까이 유지하고 대면수업 때도 발열체크, 띄워 앉기 등을 한다. 동아대 역시 건물별로 출입관리시스템을 마련해 QR코드 인증과 손 소독 의무화 등을 진행한다. 경성대는 개강 이후 2주간 전면 비대면 수업을 실시하고 추후 논의를 통해 대면수업으로 전환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부산대와 동아대에서 연이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캠퍼스 내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수업을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부산대 총학생회는 “현행 혼합 수업 방식은 감염 확산의 위험성이 있다”며 “대학본부 측에 학사 운영계획 변경 등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8월 대면수업 진행 여부를 놓고 대학본부 측과 각을 세워 온 부산대 총학생회는 지난해 학생 78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벌였는데, 80%가 넘는 학생이 비대면 수업을 원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실험·실습 등 대면수업이 필수적인 수업이 있고, 입학한 신입생들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대면수업을 포함한 혼합수업을 권고한다는 입장이다. 부산대 박종규 학생복지팀장은 “현재 내부적으로 감염과 관련한 추가 조치를 논의 중”이라면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면 전면 비대면 수업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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