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금리·비트코인 상승에 ‘우는 금값’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7개월 만에 20% 이상 하락

금 가격이 연일 하락세다. 경기회복 전망이 확산되면서 위험자산으로 투자의 눈이 쏠린데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이 금값을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금’이라 불리는 비트코인의 가치 상승도 금값 하락에 한 몫을 담당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거래소 금시장의 금 가격은 종가 기준 g당 6만 2118원을 기록했다. 2019년 즈음부터 점진적으로 우상향하던 금값은 지난해 8월 7일 7만 8440원(종가 기준)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하락했다. 4일 가격을 당시 고점과 비교하면 반 년 정도 기간에 20% 이상 빠진 셈이다.

금 관련 투자 상품도 수익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KODEX 골드선물(H)’ 가격은 지난해 말 1만 2925원에서 3일 종가 기준 1만 1800원으로 8.70%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골드선물(H)’도 각각 -16.6%, -8.45%의 손실을 봤다.

금값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이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다. 지난해 8월 역사적 저점 수준인 0.51%를 기록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주 장중 1.6%를 넘어섰다.

해당 국채 금리는 이번 주 1.4%대까지 낮아지긴 했지만 추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의 금리 상승이 경기회복 전망과 함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일어난 현상이기 때문이다.

금값의 발목을 잡은 또 하나의 원인으로 비트코인을 꼽는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금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금 수요가 비트코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16일 비트코인은 처음 5만 달러를 돌파한 뒤 잠시 주춤했지만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1조 달러에 달한다. 이는 금 시가총액의 약 1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금 대체 비율이 머지 않아 10%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종열 기자 bell10@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