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미투 덮친 연예계, 방송가 비상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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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학폭 가해 의혹에 휩싸인 배우 지수, 박혜수, 조병규, 최예빈. 키이스트·롯데엔터테인먼트·HB엔터테인먼트·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연예계에 ‘학교폭력(학폭)’ 논란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인기 연예인에게 학창 시절 학폭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이들이 잇따라 등장해 폭로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 중엔 현재 방송 중이거나 방영 예정인 드라마의 주연도 있어 방송가에 빨간 불이 켜졌다.

3일 방송가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 사이에만 유명 연예인과 아이돌 그룹 멤버 10여 명이 학폭 의혹에 휩싸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번 논란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고발해 여론을 형성하는 일종의 ‘미투’ 운동으로 번진 상태다.

조병규·지수·박혜수·최예빈·김동희…
인기 드라마 주연급 등 포함
대부분 ‘의혹’ 부인, 법적 대응 예고

현재 연예계에서 학폭 가해 의혹을 받는 이들은 배우 조병규, 김동희, 박혜수, 지수, 김소혜, 최예빈, 그룹 티오오 차웅기, 몬스타엑스 기현, 스트레이키즈 현진, 더보이즈 선우, (여자)아이들 수진, 세븐틴 민규, 트로트 가수 진달래 등이다. 이 가운데 진달래와 현진, 기현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당사자는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학폭 미투’가 계속되자 방송가는 비상이 걸렸다. 가해자로 지목된 일부 연예인이 현재 작품 활동 중이거나 방송 복귀를 앞뒀기 때문이다. 학폭 의혹은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연예인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방송 관계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학폭 가해 의혹으로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지수와 최예빈은 각각 KBS 드라마 '달이 뜨는 강'과 SBS '펜트하우스2'의 주연으로 출연하고 있다. 박혜수는 지난달 26일 KBS 드라마 ‘디어엠’으로 시청자를 만날 예정이었지만, 학폭 의혹에 휩싸이면서 제날짜에 안방극장을 찾지 못했다. 조병규 역시 KBS 새 예능 ‘컴백홈’에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학폭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자 결국 ‘출연 보류’를 선택했다.

광고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그룹 에이프릴 멤버 이나은이 학교폭력 의혹에 휩싸이면서 그가 광고 모델로 나선 삼진제약과 좋은데이, 동서식품 등의 브랜드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이나은과 함께 촬영한 광고의 유튜브 영상 댓글 사용을 중지한 상태다. 화장품 브랜드 클리오는 스트레이키즈 현진이 학폭 논란에 휩싸이자 그와 관련한 모든 홍보 활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 관계자는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들의 이미지가 나빠지면 그들이 광고 모델로 나선 브랜드가 계약을 취소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여러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는 경우라면 액수가 커져 사안이 커진다”며 “연예인 소속사가 강경 대응에 나서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몇몇 아이돌 기획사는 자체적인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함께 과거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살펴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온라인 커뮤니티의 익명 뒤에 숨어 이뤄지는 허위폭로에는 경계심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학교폭력을 가했던 당사자들은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확실히 사과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한 번 의혹에 휘말린 연예인들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기 때문에 (폭로자들도) 자신의 글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근거 없는 폭로는 본질을 흐릴 뿐”이라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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