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보떡’이 뭐라고… 장관까지 나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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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정식 임용 전 시보 기간을 마치고 동료들에게 돌리는 ‘시보떡’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공직 사회에선 “축하 의미로 문제없다”는 의견이 많지만, 일부에선 “눈치 보기 문화는 없어져야 한다”며 맞선다. 일부 지자체들은 자체적으로 답례품을 나눠주면서 ‘시보 떡 근절’에 앞장선다.

현행 국가·지방공무원법에서는 공무원 합격자 6급 이하는 6개월, 5급 이상은 1년의 시보 기간을 거쳐야 정규 공무원으로 임용되도록 정하고 있다. 공직 사회에서는 시보 기간을 마친 뒤 같은 부서 동료들에게 떡을 돌리는 문화가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다.

시보 마친 뒤 떡 돌리기 관행
“축하 의미” “눈치보기” 논란에
전해철 장관 “새내기에 부담”

시보떡 논란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보를 끝낸 동기가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백설기만 하나씩 돌렸더니 옆 팀 팀장이 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글이 올라오며 달아올랐다. 커뮤니티 이용자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불합리한 문화’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논란이 커지자 정부도 진화에 나섰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달 중순 “시보떡이 조직 내 경직된 관행으로 자리 잡으면서 새내기 공무원분들에게 부담과 상처가 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온라인 커뮤니티 분위기와는 달리 실제 공무원 사회에서는 시보떡 문화에 대해서 ‘자발적으로 축하하는 문화로 별문제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다수다. 부산 한 구청에 근무 중인 12년 차 공무원 A 씨는 “정식 공무원이 됐다는 걸 축하한다는 의미로 돌리는 것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면서 “내키지 않으면 안 돌려도 되고,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기분 좋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동사무소에 근무 중인 3년 차 공무원 B 씨는 “시보 기간이 끝날 때 동기들이 많아서 비용에 거의 부담이 없었던 것 같다”면서 “대부분 크게 관심은 없고 안 돌려도 뭐라고 하는 강압적인 분위기는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강요하고 눈치 주는 분위기는 없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5년 차 공무원인 C 씨는 “동기가 있는 경우엔 다소 부담이 적은 데, 동기가 없으면 비용이 부담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일부 지자체에선 ‘시보떡 문화’ 개선에 나섰다. 서울시 종로구는 신입공무원에게 선배 직원들과 함께 나눌 다과를 지급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시보 기간이 끝나면 부서 차원에서 축하 다과회를 열기로 했다. 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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