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푸른 새싹과 같은 실습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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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부산 영도 하리에서 작은 어선을 가졌던 아버지 덕에 우리 가족은 늘 바다와 함께였다. 바다에 나간 아버지 걱정에 풍랑주의보, 태풍 등 해상 기상에 귀 기울였고 바다의 표정이 곧 우리 집안의 분위기가 되곤 했었다. 그래서일까? 나도 모르는 사이 가슴 한편에 해양경찰이라는 씨앗이 자리잡았다. 10개월간의 해양경찰 교육원 생활, 8주간의 부산해양경찰서 관서실습은 나를 해양경찰로써 싹 틔우는 양분이 되었다.

전국에서 가장 사건사고가 많다는 부산 남항파출소. 비상호출이 울릴 때면 밥을 먹다가도, 화장실에 있다가도 뛰쳐나가 1분여 만에 연안구조정이 출발했고 선배들은 출렁이는 작은 배 위에서 재빠르게 상황에 맞게 각종 장비들을 준비했다. 화재 선박, 해양오염, 익수자 발생 등 크고 작은 해상 사건사고들을 능수능란하게 해결하는 선배들을 보며 ‘바다의 수호자들이 여기 다 모여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또한 반복된 훈련과 연습을 통해 이뤄진 결과리라.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겨울 바다에 국민을 위해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뛰어드는 선배들의 피, 땀, 눈물이 있었기에 지금의 해양경찰이 있을 수 있었다. 위민헌신 해경본분(爲民獻身 海警本分, 국민을 위하고 헌신하는 것은 해경의 본분이다)을 가슴속 깊이 새기며 해양경찰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가고자 한다.

이제 막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민 어린 새싹은 거친 파도와 세찬 바람을 맞으며 진정한 해양경찰이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고아라·부산해양경찰서 69기 간부후보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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