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네이버의 '세 번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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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 상품이나 기업이 유독 특정 국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한국 시장에서 세계적 유통 업체 까르푸의 고전이 대표적이다. 이는 우리나라 상품이나 기업도 마찬가지다. 외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나 상품도 현지인들의 싸늘한 반응에 맥을 못 추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인터넷기업인 네이버의 일본 진출도 이런 상황이었다. 그동안 네이버는 일본 ‘검색 시장’을 몇 번 공략했다. 하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2000년, 2007년 두 차례 일본 공략에선 나름 준비도 했다. 2000년에 일본에 검색 사업을 전담할 법인 ‘네이버재팬’을 설립했고, 다음 해 포털 ‘네이버재팬’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현지 포털인 야후재팬의 벽은 높았다. 결국 2005년 1월 네이버재팬 사이트를 폐쇄했다. 네이버는 제대로 사용자도 확보하지 못한 채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2006년 인터넷 검색 전문업체 ‘첫눈’을 인수한 네이버는 2007년 ‘네이버재팬’을 설립하고 두 번째 일본 공략에 나선다. 2010년엔 일본 현지 포털인 ‘라이브도어’도 인수한다. 하지만 이 또한 별다른 성과 없이 2013년 말 두 번째로 검색 서비스를 접는다. 네이버는 국내 인터넷을 선점할 수 있었던 무기인 ‘검색’을 앞세워 일본 시장을 노렸다. 그러나 일본 인터넷 시장에서 야후재팬과 구글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 확보조차 어려웠다.

네이버는 일본 검색 시장 진출을 발판으로 세계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본에서 번번이 실패하면서 글로벌 검색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일본 검색 시장이 네이버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셈이다.

최근 네이버가 일본 인터넷 시장을 점령하려는 세 번째 도전을 선언했다. 이번엔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LINE)’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의 경영 통합을 앞세워서다. 이 영향력을 바탕으로 일본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도 선도하겠다는 야심이다. 이미 준비는 2018년 초 일본 검색 시장 진출을 담당할 신규 조직 ‘서치앤클로바’를 출범시키면서 시작됐다.

그동안 네이버의 일본 진출에 가장 큰 경쟁자였고, 장벽이었던 야후재팬이 이제는 든든한 파트너가 됐다. 그래서 이번엔 다르다. 네이버가 수많은 사용자를 거느린 야후재팬과 손잡은 만큼, 향후 글로벌 플랫폼을 성공시킬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다시 한번 일본 검색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네이버. 더는 눈물 삼키지 않길 기대한다. 정달식 문화부 선임기자 do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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