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메가시티-월드엑스포 ‘세 엔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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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시대 열렸다] 상. 부울경 새로운 미래

부산·울산·경남 등 남부권 시·도민이 그토록 염원했던 가덕신공항이 드디어 본궤도에 올려졌다. ‘수도권 1극 구조’가 해가 갈수록 심화한 탓에 소멸 위기까지 느끼는 부울경이 국가 불균형의 병폐를 끊을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수도권 1극 구조’ 병폐 끊어낼 기회
가덕신공항 착공 사전절차 최대한 줄여
2023년 엑스포 유치 실사에 대비해야
‘동남권 메가시티’ 핵심 동력으로 주목
3각 편대 안정 비행엔 정치권 지원 필수

‘신공항 희망고문’에 울고 웃던 지난 20년, 부울경은 더욱 쪼그라들고 뒤처졌다. 청년은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등졌다. 애써 만든 수출 화물을 하늘길로 보낼 방법이 없어 북서쪽 끝 인천공항까지 육로를 내달려야 했다. 24시간 운영할 수 없는 비좁은 공항이 터져 나가고 항공 노선이 태부족이어도, 또 언제 사고가 날지 몰라 불안해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제 부울경은 열쇠 하나를 겨우 손에 쥐었다. 가덕신공항 건설은 단순히 여행 불편을 해소하는 공항 업그레이드 차원의 일이 아니다. 신공항 건설을 계기로 경제와 생활, 문화, 행정 등 모든 분야에서 새 판을 짜려면 부울경은 첩첩의 난관을 열어젖혀야 한다. 가덕신공항은 그 길로 가는 마중물이다.

부울경이 풀어야 할 난제는 즐비하다. 우선 가덕신공항 착공에 필요한 사전 절차 기간을 최대한 줄여 2023년으로 예정된 국제박람회기구(BIE)의 엑스포 유치 실사에 대비해야 한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국제 이벤트로 불리는 등록엑스포 유치를 위해 정부와 상공계, 국민이 똘똘 뭉쳐 유치 최전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개최지인 부울경 지자체와 시·도민의 팀 플레이 없이는 성공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래서 국가균형발전의 대안으로 떠오른 ‘동남권 메가시티’가 핵심 동력으로 주목 받는다. 여기에 대한민국의 저력을 세계인에게 선보일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성공까지 더해지면 ‘가덕신공항-메가시티-엑스포 3각 편대’가 갖춰져 새로운 미래로 향하는 부울경의 주력 부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부울경이 동남권 특별지방자치단체를 내년 초 출범시켜 엑스포 유치와 가덕신공항 개항 등 공동 목표를 향해 손을 잡고 나아가면 장기적으로 유럽연합과 같은 형태의 부울경 행정통합까지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부울경은 오는 5월 33명 규모의 ‘동남권 메가시티 추진단’을 출범시켜 메가시티호의 닻을 올린다.

그런 노력이 더해지면 가덕신공항과 스마트 항만, 유라시아 철도를 연계한 ‘트라이 포트 효과’를 기대하는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이 자연스럽게 부울경에 둥지를 틀게 된다. 수도권 초집중 현상으로 심각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금이라도 바로잡는 국가균형발전이 이뤄지는 것이다. 부산풍력발전부품사업협동조합 허현도 이사장은 “가덕신공항이라는 동력이 생겼으니 부울경 메가시티 또한 이뤄질 수 있다”면서 “메가시티가 실현되면 여러 사회 병폐를 가져오는 과도한 수도권 집중을 막을 길도 생긴다”고 말했다.

이러한 부울경 ‘3각 편대’가 안정적으로 비행하려면 정치권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가덕신공항 특별법 처리를 주도한 민주당은 오는 3일 곧바로 ‘가덕도 신공항 추진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후속조치에 속도를 낸다. 특히 이낙연 당 대표가 특위 위원장을 직접 맡고, 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정태호 의원, 당 균형발전특위 기획본부장인 김영배 의원 등 중앙당 인사들도 가세해 지역 차원이 아닌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사업으로 가덕신공항을 다루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국민의힘의 경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전폭적 지지’ 입장을 표명하며 당론 추진 의사를 보였지만, 지난달 26일 가덕신공항 특별법의 본회의 처리 과정에서 반대·기권표가 찬성표보다 많이 나오는 등 내부 분열 양상이 더 짙어지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부산 의원들이 가까운 경남, 울산을 비롯해 타 지역 의원들을 상대로 가덕신공항 추진에 대한 우군 확보에 나서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선 유력주자인 박형준 예비후보는 특별법 처리 이후 가덕신공항 추진을 위한 초당적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박세익·전창훈 기자 r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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