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쿠데타 항의 시위 한 달째 강경 진압으로 최소 30명 숨져 서방 국가들 연일 규탄 성명 강력 제재 등 유엔 역할론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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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총파업이 벌어진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얀마 동부 샨주의 주도 타웅지에서 한 경찰이 군부 쿠데타 규탄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총을 겨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2차 총파업이 열렸던 지난달 28일(현지시간)에만 사망자가 최소 18명에 달하고, 지난달 6일 첫 거리 시위 이래 지금까지 사망자가 최소 3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1일 미얀마 시민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전날 현재 군경의 강경진압으로 최소 30명이 목숨을 잃었다. SNS에서는 전날에만 26명이 숨졌다는 발표가 나오는 만큼 사망자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AAPP는 또 같은 날 현재 1132명이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AAPP는 “일단 270명만 전날 체포 명단에 포함됐지만, 미얀마 전역에서 약 1000명 가량이 체포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체포된 시민들 수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부 쿠데타 항의 시위 한 달째
강경 진압으로 최소 30명 숨져
서방 국가들 연일 규탄 성명
강력 제재 등 유엔 역할론 고조

이런 가운데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전해지면서 네티즌들의 심금을 울렸다. 양곤에서 처음 사망한 시위 참가자로 알려진 니 니 아웅 뗏 나잉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엔이 행동에 나서기까지 얼마나 더 많은 시체가 필요한가”라는 해시태그(#)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SNS에는 그가 총에 맞아 쓰러진 뒤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나 총 맞았어”라고 말했다는 글도 발견되고 있다.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길을 가던 도중 군경의 총격으로 즉사한 한 여성의 소식도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SNS에는 이 여성이 혼자서 아들을 키우고 있다면서, 아들의 우는 모습과 함께 “엄마한테 가고 싶어요. 오늘 밤에는 누굴 안고 자요?”라고 울먹이는 모습이라는 설명이 담긴 사진들도 올라왔다.

이 같은 최악의 유혈 사태를 일으킨 군부에 대해 서방 국가들이 일제히 성명을 발표하며 강력 규탄에 나섰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성명에서 희생자 유족에게 조의를 표하는 동시에 미얀마 군부에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버마(미얀마)의 용감한 사람들과 굳건히 연대한다”며 민주화 시위를 다시 한번 지지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성명을 내고 “국제사회가 함께 나서 군부를 향해 선거로 표출된 미얀마인들의 뜻을 존중하고 억압을 멈춰야 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럽 국가들도 한목소리를 냈다.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비무장 민간인을 상대로 총을 쏘는 것은 군경이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무시했다는 점을 보여주며,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외무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미얀마 군부의 무력 진압이 “혐오스럽다”고 비난하고 군부 지도층이 민주주의를 회복할 것을 촉구했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도 국제사회의 보다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유엔 회원국들이 취할 수 있는 대응책으로 미얀마 무기 수출 금지와 쿠데타 및 최근의 강경 유혈진압 등에 책임있는 이들을 겨냥한 제재 그리고 군정이 소유하거나 지배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제재 등을 제시했다. 그는 또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고 회복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무력을 통해 제재를 시행할 수 있다고 규정한 ‘유엔 헌장 7조’ 발동을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소집도 촉구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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