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구내염 치료법? 일단 양치질부터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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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염이 2주 내에 사라지지 않으면 병원에서 진단받아 봐야 한다. 부산대치과병원 정성희 구강내과 교수가 구내염 환자를 시술하고 있다. 부산대치과병원 제공

“몇 달 동안 입안이 계속 아팠어요”라면서 병원을 찾는 이들이 있다. 십중팔구 구내염 때문이다. 구내염은 입안에 생기는 염증을 말하는데, ‘입병’이라고도 한다. 입안을 살펴보면 치아, 침(타액), 잇몸(치은), 혀, 점막(볼, 입천장 )등의 구조물로 돼 있다. 구내염은 치아를 제외한 연조직에 생길 수 있는 병증을 총괄하는 용어로, 모든 국민이 일생에 한 번은 겪어보는 흔한 증상이다.

같은 자리 계속 상처 땐 조직검사
상처 아문 후 다른 데 발생하면
바이러스·박테리아 감염 의심
동시에 여러 군데 생긴 구내염
스테로이드 연고 피하는 게 좋아

■염증 2주 이상 지속 땐 검진

구내염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외부에서 오는 손상(trauma)’ 때문이다. 식사하다가 혀나 볼이 씹힌다든지, 거친 음식과 날카로운 생선 가시에 찔렸다든지, 양치질하다가 칫솔로 잇몸을 치는 것 모두 원인이 될 수 있다.

구강 조직은 손상당할 때 피부보다 빨리 아물고, 흉터 없이 치유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구내염은 시간이 지나면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아물게 된다. 밥 먹고 말하는데 큰 이상이 없다면 1년에 한두 번 씹혀서 생기는 구내염이나 음식에 의한 상처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부산대치과병원 정성희 구강내과 교수는 “끊임없이 구내염이 생기거나, 외상이 일어날 만한 상황이 아닌데 계속 통증이 있다면 외상에 의한 원인이 아닐 수 있으므로 병원에서 검사해 볼 필요가 있다”며 “분명한 원인을 알고 있더라도 염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박테리아 감염도

구내염은 입안의 염증 형태만 보고 정확히 진단 내리기 어렵다. 따라서 의사는 오랫동안 염증이 있었다고 호소하는 환자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하게 되는데, 공통적으로 “같은 자리에서 계속 상처가 있는 건지, 아니면 일단 없어졌다가 다시 생기는 것인지”를 묻는다.

같은 자리에서 계속 상처가 있다면 조직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손상이 있을 때 회복이 쉽게 되는 구강점막의 특성상, 오래 지속된다면 병소가 파괴적인 경우(궤양이 많이 생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같은 자리에서 상처가 생겼다가 없어지곤 한다면 구내염이 발생하는 주위의 치아나 치주조직에서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X-레이를 찍어 봐야 한다.

상처가 생겼다가 아물기가 무섭게 입안의 다른 부분에서 또 다른 병소가 발생할 경우엔 바이러스나 면역의 영향, 구강 내 서식하는 곰팡이, 박테리아에 의한 감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구강점막에 생기는 염증인 구내염에 속하는 진단명은 굉장히 많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많은 검사를 받아야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생기는 병소의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

구내염과 관계없을 것 같은 질병들, 예를 들어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천식, 각종 호르몬 이상 또는 우울증도 의외의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환자는 의사에게 가능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특히 음주나 흡연은 구내염 악화의 주요 요인 중 하나이므로 횟수나 양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해 줄 필요가 있다.



■치료는 청결에서 시작

여기저기 다발적으로 생기는 구내염의 경우 바이러스, 곰팡이, 박테리아에 대한 검사를 진행한다. 구강 안에는 일정수준의 박테리아나 곰팡이가 적지 않게 서식하고 있어 점막이 손상되면 이런 미생물이 침투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정상적인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다면 침투된 미생물이 더 큰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차단되므로 병소 회복에 큰 지장이 없다. 그러나 면역에 이상이 있거나, 구강 내 박테리아나 곰팡이 수가 증식한 상황이라면 구내염이 잘 낫지 않고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기본적인 면역상태에 대한 검사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모든 구내염 치료는 청결에서 시작된다. 진단의 종류와 상관없이 구강 내 미생물을 줄일 수 있다면 구내염 치료는 빨라진다. 구강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양치질이다.

정성희 교수는 “치아 표면에 붙어 있는 플라그는 이틀가량 방치하면 칫솔질을 해도 잘 안 떨어진다. 그러면 표면에 붙은 세균 수가 더 늘어나 구내염 주위로 2차 감염이 생겨 낫다가 다시 나빠질 수 있다”면서 “염증으로 인해 통증이 있더라도 양치질은 계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강청결제도 도움이 되나 장기간 사용할 경우 부작용이 우려돼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도포용 스테로이드 연고는 외상성 구내염에 효과적이지만, 바이러스성 구내염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꺼번에 여러 군데 생긴 구내염에는 바르지 않는 게 좋다.

정 교수는 “염증이 2주 이내 사라지지 않거나 같은 자리에서 계속 발생한다면 병원에서 꼭 진단을 받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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