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 한 달… 아웅산 수치 재판 ‘분수령’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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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1일로 한 달을 맞은 가운데 군경이 지난 주말 이틀간 강경 진압에 나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사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얀마 모니와에서 무장 군경이 쿠데타 규탄 시위에 나선 시민들을 진압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1일로 한 달을 맞은 가운데 군경이 지난 주말 이틀간 강경 진압에 나섰다. 미얀마 국민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시민불복종 운동과 거리 시위, SNS로 맞서고 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재판과 국제사회 대처 향방에 따라 미얀마 국민들의 ‘봄의 혁명’ 승리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차 총파업이 열린 이날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시위 참가자 한 명이 총격으로 숨졌다. 경찰은 양곤 흘레단 사거리 등 주요 집회 장소를 선점하고 최루탄과 섬광 수류탄, 고무탄에 이어 경고 사격까지 가했다. 군경 총격으로 숨진 것이 확인될 경우 양곤 시위대의 첫 사망 사건이 된다. 미얀마 남부 다웨이 지역에서도 경찰이 쏜 총에 맞아 한 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군경은 주말 대대적인 체포 작전을 벌여 시위대 수백 명을 붙잡았다. 이 과정에서 취재 기자들 상당수도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혈진압 수위 갈수록 높아져
최대 도시 양곤에서도 총격 사망
‘세 손가락 경례’ 주유엔 대사
군부에 의해 다음 날 해임돼
구금된 수치 고문 1일 첫 심문
재판 결과 수위 따라 민심 요동

이에 따라 1일 열릴 수치 고문에 대한 재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치 고문은 지난달 3일 불법 워키토키를 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로 기소됐고, 같은달 16일에는 코로나19 예방 조치를 지키지 않은 혐의(자연재해관리법 위반)로 추가 기소됐다. 현재 혐의만으로도 1년 뒤 새 총선에 참여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 군부가 지명한 연방선관위는 NLD 압승으로 귀결된 지난해 11월 총선 결과를 공식적으로 무효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군부가 수치 고문 및 NLD를 정치적으로 제거하려 할 경우 민심의 분노가 더 강하게 폭발할 가능성이 커 귀추가 주목된다.

국제사회의 대응 기류 역시 쿠데타 이후를 가를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을 시작으로 영국과 캐나다, 유럽연합(EU)으로 이어진 제재 움직임이 어디까지 확산할 지 관건이다. 일본은 공적개발원조 사업 중단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세계은행도 미얀마에 대한 자금 지원을 일시 중단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얀마 군부의 ‘뒷배’로 여겨지는 중국이 이런 움직임에 거리를 두고 있어 군부가 압박에 굴복할지는 미지수다.

인도네시아 주도 하에 아세안 역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미얀마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엔 역부족이다. 아세안 대표단 참관 하에 ‘공정한 총선’을 실시하자는 인도네시아 복안에 대해 미얀마 국민들은 쿠데타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6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군부 쿠데타의 즉각적인 종식과 이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한 초 모 툰(사진) 주유엔 미얀마 대사의 용기에 미얀마 안팎에서 찬사가 잇따르고 있다. 국제사회에 공개적으로 쿠데타를 규탄한 사실상 첫 미얀마 고위 공직자이기 때문이다. 그가 연설을 끝내면서 미얀마 국민들 사이에서 쿠데타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사진도 SNS에서 확산했다. 그는 다음 날 유엔 대사직에서 해임됐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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