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센의 대가’ 왕자웨이 대표작을 더 선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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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웨이 감독의 영화 ‘중경삼림’(왼쪽)과 ‘화양연화’의 한 장면. 부산일보DB

혼란스러운 도시 풍경, 세련된 영상미, 한 번 들으면 뇌리에 각인되는 OST(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왕자웨이(왕가위) 감독 작품의 특징이다. 홍콩 출신의 ‘미장센의 대가’ 왕자웨이 감독 대표작을 선명한 화질로 만나볼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린다.



영화의전당서 리마스터링 특별전
‘중경삼림’‘해피투게더’ 등 5편



영화의전당은 26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중극장에서 ‘왕가위 감독 특별전: 4K 리마스터링’을 선보인다. 그가 1990년대와 2000년대 만든 대표작 5편을 보다 밝고 선명하게 디지털 작업을 거쳐 관객들과 만난다.

더 마마스 앤 더 파파스의 ‘캘리포니아 드림’(California Dreamin’)이 자동으로 떠오르는 ‘중경삼림’(1994)은 홍콩 스타 배우들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내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 년으로 하고 싶다” 같은 명대사로도 유명하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당황하는 두 남자, 새로운 시작을 앞둔 두 여자의 로맨스를 왕자웨이 감독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타락천사’(1995)는 1990년대 홍콩의 밤거리를 배경으로 흔들리는 청춘의 마음을 느껴볼 수 있다. 청부 살인을 하는 킬러와 동업한 지 155주나 되었지만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킬러의 파트너, 주인 없는 상점에 무단 침입해 밤마다 장사하는 남자가 이별로 힘들어하는 찰리와 만나 함께 홍콩을 헤매는 이야기가 교차한다.

홍콩의 지구 반대편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배경으로 두 청년의 슬픈 러브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 ‘해피투게더’(1997)다. 이 작품으로 왕자웨이 감독은 제59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량차오웨이(양조위)와 장궈룽(장국영)의 파격적인 연기와 더불어 감각적인 화면 덕분에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작품이다.

‘화양연화’(2000)는 닿을 듯 닿지 않는 두 남녀의 비밀스러운 사랑 이야기다. 부산과 인연도 있다. 제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폐막작이었고, 20년 만인 지난해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영화제에 다시 초청돼 화제가 됐다. 왕 감독의 연출작답게 아름다운 영상미와 여운 짙은 OST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장만위(장만옥)가 입고 나오는 수십 벌의 화려한 치파오 의상도 볼거리다.

‘2046’(2004)은 옛사랑을 잊지 못하는 작가 차우의 이야기다. 2046년 미래를 배경으로 소설을 쓰기 위해 호텔에 묵고 있는 차우는 사랑을 찾아 헤매며 2046호를 맴돈다. 량차오웨이, 장쯔이, 기무라 타쿠야, 장만위 등 아시아 스타가 총출동했다. 관람료는 일반 8000원, 청소년 7000원, 경로·유료회원 6000원. 문의 051-780-6080. 조영미 기자 mi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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