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거창·상주 적십자병원 ‘신축 이전·지역책임병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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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광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힘들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적극적인 구호·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한적십자사(한적) 김태광 사무총장을 최근 서울 중구 한적 서울사무소에서 만났다.

김 총장은 부산 출신으로 브니엘고와 동아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부산YMCA에서 사회활동을 시작한 김 총장은 김해YMCA 창립을 주도했고, 그 이후 적십자사에서 대외협력담당관, 미래전략본부장, 대전·세종·충남혈액원장, 부산지사 사무처장 등 요직을 거쳐 지난해 11월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부산 출신, YMCA서 18년간 활동
코로나 사태로 혈액 부족 헌혈 당부
회비 구조 벗어나 재원 다양화 추진

김 총장은 “우리나라의 적십자 봉사활동은 한국전쟁 때 임시수도였던 부산에서 부상자와 고아들을 돕는 활동에서부터 시작됐다”면서 창립 116주년을 맞은 한적 역사에서 차지하는 부산의 위상을 평가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한적의 역할에 대해 그는 “전국의 4개 적십자병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됐고, 6개 병원에 선별진료소가 설치됐다.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모든 의료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영·거창·상주의 적십자병원을 신축 이전하고 지역책임병원으로 지정을 추진해 소외지역을 위한 공공의료 인프라를 확충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전국적으로 30만 명의 적십자 봉사원들이 지역사회 곳곳의 의료진·확진자·격리자·취약계층에게 방역물품과 구호품을 전달했다”면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3만여 명의 봉사원들이 구호활동을 펼쳤는데 그때의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또 “‘1004가 전달하는 황금도시락’ 캠페인을 통해 소상공인에게는 매출증대를, 취약계층에게는 결식 예방을 돕고 있다”고도 했다.

김 총장은 “코로나 사태로 헌혈이 많이 줄어들어 적정보유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는 호흡기 바이러스로 혈액을 통해 전파되지 않는다. 모든 헌혈의집에서 매일 자체 소독을 하고 있고, 헌혈도구는 일회용”이라면서 안심하고 헌혈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김 총장의 적십사 활동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재해구호법 개정 등 입법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한적은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서 모든 재난 현장에서 이재민을 위해 구호활동을 하고 있는데 자연재난의 경우 국민들이 적십자에 성금을 보내줘도 관련 법령 때문에 사용할 수 없는 모순이 있다”면서 현행 재해구호법을 ‘악법’이라고까지 비판했다. 그는 “재난의 유형은 복합·다양화되고 시민사회의 영역은 확대되고 있는데 재해구호법의 구조적 한계로 여전히 관(官) 중심의 현장관리와 자금투입이 이뤄지고 있어 비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한적은 정부의 인도주의 사업 보조자로 활동하고 있지만 정부 보조금은 2.2%(2019년 결산 기준)에 불과하다”면서 “OECD국가의 평균 지원 비율이 40%에 달하는데 한적도 정부의 폭넓은 지원이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8년 동안 YMCA에서 활동한 김 총장은 “사회적 현안을 중심으로 시민운동을 할 때는 정말 저돌적이었다”고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그러면서 “이제 적십자에서는 미래에 대한 고민과 책임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고 달라진 점을 소개했다.

김 총장은 “지금까지는 적십자 회비를 통해서 많은 사업이 이뤄졌는데 사업의 다양화와 혁신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회비 구조를 벗어나 재원을 다양화하고 직원들이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도주의 사업과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체질을 바꿔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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