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국인의 월드톡톡] 코로나로 힘들어진 ‘설 귀향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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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엔 샤오리 주부

올해 들어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5월 중국의 코로나19 사망자 4634명이 집계된 이후 코로나19는 잡히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달 2일 허베이성 성도 스자좡시 2병원에서 코로나 환자가 첫 발생한 지 5일 만에 환자가 200명 가까이 늘었다.

결국 지난달 13일 한 여성 환자가 코로나19로 숨졌다. 8개 월 만에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스자좡시는 비상사태가 되었다. 자가격리는 물론 시 자체를 봉쇄해 외지인과 차량 출입을 통제했다. 특히 지난달 13일에는 가오청 마을 및 주변 15개 마을의 촌민 2만여 명에 대해 집중 격리 조치하고 마을 전체를 소독했다. 중국 전역에서 의료진 3000여 명이 허베이성으로 파견되기도 했다. 인력과 물자가 전력 투입되면서 감염 확산 사태가 조금씩 진정되고 있다.

문제는 오는 11~17일 설 연휴다. 방역체계가 취약한 농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구정을 보내지 못할까 걱정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구정을 지낸다. 구정 때마다 농촌으로 인구 대이동이 일어난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규제가 많아져 귀향길이 힘들어질 것 같다. 중국 국무원방역기구가 발표한 ‘동춘계농촌지역방역수칙’에 따르면, 외지에서 농촌지역으로 가는 사람은 핵산검사 음성증명을 가져야만 귀향할 수 있고, 14일간 자가 건강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최근에는 1월 28일~3월 8일 귀향한 사람은 귀향 후 7일째와 14일째에 각각 핵산검사를 받아야 된다는 수칙도 발표됐다.

한국 역시 3차 유행이 진행되고 있는데다가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돼 아무래도 이번 구정엔 친지를 방문하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백신의 개발과 함께 접종이 시작되는 반가운 소식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하루 빨리 코로나 걱정에서 벗어나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일본 거주 8년, 한국 거주 10년. 중국 후베이성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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