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 열띤 공약 경쟁… 틀리거나 현실성 없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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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석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열띤 공약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사실 관계가 맞지 않거나 기술적으로 현실성 떨어지는 공약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임기가 1년에 불과한 부산시장 자리를 놓고 ‘공약(空約)’이 남발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어반루프 실현성 여부 공방 치열
경부선 지하화 정보 오류 노출
인공섬 공약도 현실성 의문 제기

14일 부산시에 따르면 앞서 이언주 예비후보가 지난 12일 4호 공약 발표 과정에서 언급한 “경부선 지하화의 경우 부산진구 가야, 부전, 개금 등 도심부를 통과하는 4.3㎞ 거리의 1단계 구간은 이미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가 계획된 상태다”는 잘못된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 후보의 공약에 포함됐던 경부선 지하화 1단계는 현재 용역 상태이며 6월께 나오는 결과에 따라 예타 가능 여부가 판명날 것이다”며 “아직 예타도 계획됐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다”고 설명했다.

박형준 예비후보의 공약 실현성 여부를 두고도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박 후보의 1호 공약인 ‘15분형 도시’에 포함된 도심형 첨단 교통기술 어반루프를 두고 3일째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예비후보의 1호 공약인 어반루프 2030년 완공은 어설픈 귀동냥이 초래한 황당 공약”이라며 “부산의 염원인 가덕신공항은 MB(이명박 전 대통령)가 처음 대선공약으로 내세우고는 결국 백지화됐으며 박 후보는 당시 MB의 핵심측근이었다. 그때와 같은 말만 앞세우는 공약에 또다시 부산시민이 고통받을까 봐 두렵다”고 힐난했다.

앞서 박 후보는 지난 13일 김 후보의 “현실성 없는 공약”이라는 지적에 공식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문재인 정권에서 일하더니 무지와 오만이라는 바이러스에 깊게 감염된 것 아닌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도심형 첨단 교통기술인 어반루프는 문재인 정부가 2018년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혁신 성장 동력 4개 중 하나로 선정한 기술”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이처럼 어반루프를 둘러싼 후보들의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2017년 하이퍼루프의 주요 기술인 진공튜브와 열차의 부상 등을 소형 형태로 구현하는 데 성공한 국내 최고 권위자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이재선 교수는 하이퍼루프 기술의 상용화 시점에 대해 “사용자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모델은 최소 15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박 후보가 제시한 하이퍼루프 저속 버전인 어반루프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진복 예비후보가 1호 공약으로 내세운 ‘스마트 신 시티’ 인공섬 공약 또한 현실화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인공섬은 1989년 안상영 시장 당시 부산시가 160억 원 규모의 용역비를 쏟아부었으나 사업성이 없고 추가 용역비를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1994년 중단됐다. 이후 2013년에 국토부도 부산항을 ‘미항(美港)’으로 만들겠다며 영도 인근에 인공섬을 짓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환경 훼손 등의 반대에 부딪혀 사업 추진이 중단되는 등 이미 앞서 두 차례나 좌초된 사업을 재시작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인다.

이처럼 부산시장 보선 일정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예비후보들의 ‘무검증 정책’이 남발돼 시민들의 불신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은철 기자 eun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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