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포옹 세리머니’ 당분간 못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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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토트넘 대 풀럼전. 선발 출전한 손흥민이 후반 26분 풀럼 박스 앞까지 드리블해 왼발 슛을 때렸지만 먼 포스트를 맞고 빗나갔다. 경기는 무승부(1-1)로 끝났다. AFP연합뉴스

‘기록의 사나이’ 손흥민이 골을 넣더라도 동료 해리 케인을 당분간 못 껴안는다. 더 세진 ‘코로나19 거리 두기’ 지침 때문이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영국이 ‘국가 비상 사태’에 빠진 가운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가 경기 도중 ‘거리 두기 지침’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EPL ‘거리 두기’ 지침 강화
하이파이브·껴안기 등 금지
“현실성 없다” 반론 만만찮아

14일 영국 BBC 등 보도에 따르면 EPL은 이번 주부터 강화된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시행 중이다. 스포츠 현장에서도 방역 지침을 엄격하게 준수하라는 영국 정부의 견해에 따른 것이다.

새 방역 지침의 핵심은 골 세리머니 중에도 지침을 지키라는 것. 악수와 하이 파이브, 껴안기 등이 금지된다. 구단마다 이 지침을 선수들에게도 전달했다.

그러나 주중 진행된 EPL 경기에서 선수들은 이런 지침을 거의 지키지 않았다.

14일(한국시간) 열린 경기에서도 맨체스터 시티의 필 포든이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을 상대로 결승 골을 넣은 뒤 대여섯 명의 동료들과 얼싸안았다. 토트넘의 해리 케인도 풀럼전에서 전반에 선제골을 넣은 뒤 손흥민과 하이 파이브를 했다.

이 때문에 모든 국민이 지켜야 하는 정부 방역 지침을 왜 축구 선수들만 어기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국민들은 직장 폐쇄와 가족 이외 포옹 금지가 내려진 상황에서 엘리트 선수들이 모인 프리미어리그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반면, 골을 넣고 나오는 무의식적인 감정과 행동을 지침으로 억제하는 게 현실적이냐는 회의론도 만만찮다.

일례로 지난 시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개막과 함께 EPL과 비슷한 지침을 내렸다. 선수들은 초반에 자제하다, 어느새 예전으로 돌아갔다.

연맹은 위반한 구단에 경고로 그쳤다. 규정상 징계가 가능하지만 ‘세리머니 금지’가 현실적으로 지켜지기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 셈이다.

맨체스터 시티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방역 지침을 존중해야 하며, 지켜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득점한 뒤 터져 나오는 본능을 누르는 것이 선수들에게는 매우 힘든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도 “축구는 감정적인 스포츠”라면서 “선수들이 골 세리머니를 펼치는 것을 우리는 이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경기 현장의 반론에도 강화된 지침은 엄격히 준수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나이절 허들스턴 체육장관이 트위터를 통해 “영국 내 모든 사람은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했다”며 “축구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전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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