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앉은 관객 수, 주저앉은 극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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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었던 지난달 2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있는 대형 영화관 입구가 코로나19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산일보DB

영화관을 방문하는 하루 관객 수가 1만 명도 안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지난 주말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이후 역대 최저 관객 수를 기록한 데 이어 일일 관객 수가 1만 명 선으로 내려앉아 ‘극장의 위기’는 새해에도 계속되는 모양새다.

일일 관객 1만 776명 ‘역대 최저’ 경신
지난 주말 3일간 8만 739명 ‘바닥 추락’
상영관협 “거리 두기 조정해 달라” 호소

■새해 최저 일일 관객 수 1만 776명

14일 영진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3일 일일 극장 관객 수는 1만 3500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11일은 일일 관객 수 1만 776명을 기록해 2004년 공식 집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일일 관객 수 1만 명대를 최초 기록(2020년 4월 6일, 1만 5725명)한 이후, 이튿날인 4월 7일 1만 5429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은 것이 지금까지 최저 기록이었다.

주말 스코어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4월 10~12일(둘째 주 주말) 9만 8693명이 역대 최저 기록이었는데, 지난 주말(8~10일) 8만 739명으로 바닥을 찍었다.

지난달 23일 ‘원더 우먼 1984’가 개봉하며 오랜만에 대작 할리우드 영화가 극장에 걸려 기대를 모았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았던 셈이다. 현재 이 작품은 누적 관객 수 51만 명대로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일일 관객 수 최저치 경신 이유는?

새해 들어 일일 관객 수가 적은 이유로는 원래 1월은 극장 비수기인 데다가, 코로나19 장기화와 맞물려 개봉 편수 자체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개봉한 영화는 8편에 불과하다. 약 2주 동안 개봉작이 있는 날보다 개봉작이 없는 날이 더 많았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 2.5 단계 조치에 따라 오후 9시 이후 영화 상영이 금지되고 띄어 앉기가 계속되는 점도 극장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한국상영관협회는 1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향해 극장 거리 두기를 다시 살펴봐달라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협회는 “극장이 문을 닫으면 영화산업 전체 붕괴로 이어진다”면서 “적어도 일행끼리는 옆자리에 앉을 수 있게 하고, 좌석의 70%까지는 가동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협회는 또 “퇴근 후 영화 보는 일상을 위해 영화 상영 종료 시각이 아닌 마지막 회차 시작 시각을 오후 9시로 조정해달라”고 호소했다.

극장가는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재개봉작으로 연명하고 있다. 지난해 3차례나 재개봉한 ‘라라랜드’(2016)는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10위를 차지하며 현재 한국영화 산업이 처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문제는 관객을 극장으로 다시 불러올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는 점이다. 새해가 된 지 얼마 되지 않기는 했지만 지난해 극장에서 나타난 현상과 정확히 일치하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멀티플렉스는 과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을 다시 극장에 거는 재개봉 기획전을 계속 내놓고 있고, 2달 이상 장기 상영 추세도 뚜렷하다. 지난해 11월 4일 개봉한 한국영화 ‘도굴’은 지금까지 극장에 걸려 있고,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6위를 차지했다.

영화계에서는 곧 개봉을 앞둔 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소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오는 20일 개봉 예정으로 전체관람가이고, 가족영화라는 점에서 극장 관객 수 반등으로 이어질지 주목받고 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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