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하거나 순하거나! ‘홈술족’ 주류 소비 ‘양극화’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이마트 부산 문현점 매장에서 한 고객이 술을 살펴보고 있다. 최근 홈술족이 늘면서 저도수와 고도주 판매가 크게 늘었다. 이마트 제공

코로나19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족’이 늘면서 주류의 ‘도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무알코올 맥주나 스파클링 막걸리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저도주와 면세점 구매가 어려워진 양주 등 고도주 판매가 증가했다.

20일 이마트에 따르면 부산지역 와인 매출(1월부터 9월까지)은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반면 소주는 같은 기간 3% 신장하는 데 그쳤다. 홈술족들이 소주보다 도수가 낮은 와인을 더 선호한 것으로 분석된다. 와인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도수가 낮은 스파클링 와인 매출이 31%나 늘어, 전체 와인 매출 신장률을 넘었다.

스파클링 와인 매출 31% 증가
무알코올 맥주·막걸리도 늘어
양주 약진에 관련용품 판매도↑

맥주 판매량에서도 저도수 선호 현상이 뚜렸다. 맥주 맛을 내지만 알코올은 들어있지 않은 무알코올 맥주 매출이 18% 늘었다. 맥주통째로 구매하는 케그 제품 매출도 141%나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맥주통을 튜브로 연결해 사용하는 생맥주 전용 냉장고 비어텐더는 4월 출시 이후 부산지역 이마트에서만 500여대가 판매될 만큼 인기가 높다”며 “전문바에서 즐기는 생맥주의 맛을 집에서 즐기려는 이들이 늘면서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수가 낮은 주류로 꼽히는 막걸리 매출도 24% 신장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막걸리 도수는 평균 6도 안팎으로, 17도 이상의 소주보다 도수가 낮다. 특히 막걸리 중에서도 도수가 낮은 스파클링 막걸리 인기가 급상승했다. 스파클링 막걸리 ‘지평 이랑이랑(750ml)’은 지난 7월 출시 이후 부산지역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40여 종의 막걸리 제품 중 단번에 매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저도주 매출 신장만큼이나 고도주 매출도 늘었다. 대표적인 고도주인 양주의 전체 매출은 24% 늘었으며, 위스키 매출은 31% 신장했다. 온더록, 토닉워터, 과일주스 등을 첨가해 취향에 따라 만들어 마시는 리큐르 매출도 29% 증가했다. 양주와 섞어 마시는 탄산수는 20%, 온더록 전용 잔이나 칵테일 전용 텀블러 등 글라스 주류용품 매출도 27% 늘었다.

주로 주점에서 즐기던 양주를 집에서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해외여행 감소로 면세점 대신 대형마트에서 양주를 구매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며 “코로나19로 홈술족이 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매출이 낮았던 고도주와 저도주의 약진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송지연 기자 sjy@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