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에이스의 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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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처럼 여러 분야에서 많이 쓰이는 말도 드물다. 통상 에이스는 어떤 집단이나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자를 말한다. 전투기 조종사 중 적기를 5대 이상 격추시켰을 때 받는 칭호이기도 하다.

스포츠계에서도 에이스는 다양하게 쓰인다. 어떤 종목에서 가장 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에이스라고 하는데, 농구에서는 최고의 점수를 내는 선수나 공헌도가 가장 높은 선수를 말한다.




사람이 아닌 경우도 있다. 테니스에서 에이스는 득점을 의미한다. 서버의 서브가 강하게 들어가서 상대 선수가 건드리지 못해 득점으로 연결될 때 일컫는다. 한 경기 최다 에이스 기록은 2009년 5월 24일 프랑스오픈에서 이보 카를로비치가 세운 55개. 한 시즌 최다 에이스 기록은 고란 이바니셰비치(크로아티아)가 1996년 세운 1477개이다.

야구에서 에이스는 팀의 가장 뛰어난 선발 투수를 일컫는 말이다. 미국 최초의 프로야구팀 신시내티 레드스타킹스(현 신시내티 레즈) 소속의 전설적인 투수 에이사 브레이너드(Asa Brainard)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이후 각 팀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를 가리켜 에이사로 부르다가 지금의 에이스로 자리 잡게 됐다.

그렇다면 프로야구에서 에이스의 척도는 무엇일까. 통상 한 시즌 15승 이상을 거둔 투수를 에이스로 칭한다.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는 에이스 풍년이다. 20일 현재 18승을 거둬 다승 공동 1위를 달리는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와 드루 루친스키(NC 다이노스), 15승째를 챙긴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 wiz)와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 등 4명의 투수가 시즌 15승 고지를 밟았다. 여기에다 댄 스트레일리(롯데 자이언츠)와 케이시 켈리(LG 트윈스)는 14승을 기록하며 1승만 보태면 에이스 대열에 합류한다. 4년 만에 가장 많은 에이스가 배출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스트레일리는 KBO리그에 데뷔하자마자 14승을 올리며 롯데 구단 사상 외국인 최다승 투수가 됐다. 가을 야구에 진출하지 못하는 롯데의 물방망이를 고려하면 스트레일리의 활약은 에이스를 넘어선다. 다른 팀에 갔으면 15승을 넘어 최다승 타이틀에도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롯데가 외국인 선수 영입에 늘 실패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올 시즌은 에이스 스트레일리와 유격수 딕슨 마차도의 활약 덕분에 예년과 같은 평가를 받지 않을 듯하다. 김진성 스포츠팀장 pape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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