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지나가자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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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호 태풍 ‘장미’의 영향권에 든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갑자기 거세진 비바람에 우산을 쓰고 힘겹게 걸어가고 있다. 태풍 ‘장미’가 경남 거제에 상륙한 뒤 온대저기압으로 변해 소멸하면서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는 다행히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정종회 기자 jjh@

올 여름 한반도를 처음으로 찾은 제5호 태풍 ‘장미’가 10일 부산에 인접해 통과를 했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태풍이 지나간 11일 부산에는 바로 폭염이 닥칠 전망이다.

부산기상청은 10일 오후 4시 55분을 기해 부산, 울산, 경남에 내렸던 태풍주의보를 해제했다. 제5호 태풍 장미는 이날 오후 2시 50분께 통영 남동쪽 거제도 남단에 상륙했고, 오후 5시께 울산 서북쪽에서 온대저기압으로 약화한 뒤 소멸했다. 지난 9일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남서쪽 600km 해상에서 발생한 지 38시간 만이다.


‘장미’ 큰 피해 없이 소멸
부울경 30~60mm 밤까지 비
오늘 낮 최고 기온 30도 예상
오전 11시 폭염주의보 발효

이번 태풍은 중심기압 998hPa인 소형급 태풍으로, 고도 3km 이상 중상층 대기에서 태풍 주변으로 건조한 공기가 분포해 급격히 발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오전 제주도 인근을 지날 때도 최대 100mm 이상 비를 뿌렸지만 세력이 약해 바람은 강하지 않았다. 이어 영남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마찰 등으로 세력이 더욱 약화됐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부산 평균 강수량은 10mm에 머물렀지만 태풍에 동반돼 많은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비구름대는 지속돼 밤늦게까지 비가 이어졌다. 이날 밤까지 부산, 울산, 경남은 30~60mm, 경남 서부지역은 11일 오전까지 최대 80mm 비가 예고됐다. 이날 오후 5시에는 강풍과 풍랑주의보도 발효돼 곳에 따라 초속 9~16m 강풍이 불고, 높이 2.0~4.0m 물결이 일었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장맛비와 산발적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는 추가 피해를 우려하며 긴장 속에 하루를 보냈다. 지난 8일 수영구에 이어 이날 동구에 산사태경보가, 부산진구에는 산사태주의보가 발령돼 밤새 대응 태세를 유지했다. 성북초등병설 등 유치원 3곳과 남성초등, 예문여고는 이날 휴업했다.

태풍이 지난간 11일과 12일에는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면서 다시 더위가 찾아온다. 부산, 울산, 경남 전역에는 11일 오전 11시를 기해 폭염주의보가 발효된다. 낮 최고 기온은 부산 30도, 울산 32도, 경남 29~32도로 예상된다. 습도와 기온이 높아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겠다.

한편 올해는 역대 장마가 가장 늦게 끝난 해가 될 전망이다. 중부지방 장마는 6월 24일부터 48일째 이어지고 있어 이날 8월 10일 장마가 끝난 1987년과 공동 1위에 오른 데 이어 11일이면 단독 1위가 된다.

수도권에는 오는 16일까지 비가 예보돼 역대 최장 장마 기록도 곧 넘어설 전망이다. 지금까지 중부지방 최장 장마 기록은 2013년의 49일이다. 최혜규 기자 iw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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