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독감, 코로나와 증상 비슷… 방역 ‘대혼란’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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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의 유행 시기가 맞물리면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와 독감 증상이 유사하다 보니, 코로나19 환자가 일선 병원에서 독감 진단이나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지역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방역 체계에 큰 혼란이 빚어질 수 있는 만큼 독감 유행이 시작되기 전에 되도록 많은 시민들이 독감 예방 접종을 받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발열·기침·인후통 등 증상 흡사
일선 병원 환자 섞이면 체계 혼란
독감 치료받다 코로나 확산 우려
전문가들 유행 전 예방 접종 당부


10일 부산 의료계와 남구보건소 등은 올겨울 독감 유행 시기를 ‘코로나19 재확산 시한폭탄’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도 겨울철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에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19 환자와 독감 환자를 사실상 쉽게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질환이다. 매년 11월 말부터 4월까지 유행하며 1~2월이 가장 피크로 알려졌다. 증상은 발열, 기침, 인후통 등 코로나19와 흡사하다.

실제로 의료진은 증상만으로는 두 질병을 쉽게 구별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안여현 남구보건소 의무사무관은 “코로나19와 독감은 목이 따갑거나 열이 나는 등 증상이 거의 비슷해 진찰만으로는 구별하기 힘들다고 보면 된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의료진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환자가 독감인 줄 알고 일선 병원에서 검사나 치료를 받을 경우, 해당 병원은 일정 기간 폐쇄해야 해 지역에 의료 공백까지 초래할 수 있다. 또 독감과 코로나19 진단 방법도 똑같아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부추길 수도 있다.

진단 방법은 환자의 코안에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독감으로 오인한 코로나19 환자의 비말이 일선 병원에서 튀면, 병원 내 의료진은 물론 다른 환자들도 감염시킬 수 있다.

독감을 주로 치료하는 소규모 동네 병원에는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는 음압병동이나 코로나19 전문 검사 장비가 없어 감염 불안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올해는 독감 예방 백신 접종이 필수라는 지적이 인다. 일반적으로 독감 백신 접종은 어린이와 노년층 중심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평소 독감 예방 접종을 받지 않는 사람들도 백신을 접종받는 게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부산 남구는 방역 체계 혼란과 지역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오는 10월부터 전 구민을 대상으로 독감 무료 예방 접종을 확대·실시한다. 구민 15만 8972명이 추가로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구는 이달 중으로 남구의사협의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남구 주민이면 누구나 남구 소재 병원에서 무료로 접종을 받을 수 있다.

남구청 관계자는 “방역 체계 혼란과 지역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독감 접종 대상을 확대했다”며 “이번 접종은 혹시 모를 ‘코로나19 2차 유행’과 겹칠 것을 대비하고 독감 사망률도 낮추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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