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지율 급락 정부·여당, 달라진 민심 외면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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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을 향한 국민의 눈길이 심상찮다. 리얼미터가 최근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격차는 0.5%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는 오차범위 내로 사실상 동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통합당이 민주당을 추월한 날도 있었다고 한다. 특히 불모지인 전라도에서 통합당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상승해 20%에 육박했다는 건 놀랍게 받아들여진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 역시 전주보다 2.5%포인트 떨어진 43.9%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3.0%포인트 오른 52.4%로 50%를 넘어섰다.

실정 거듭하면서 국민 눈길 불안 가득
초심 찾지 않으면 국정 안정 보장 없어

여권을 향한 부정적 여론은 이것만이 아니다. 리서치뷰가 지난달 진행한 가상 대선 대결 조사에서 야권 단일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42%로, 민주당(41%)보다 1%포인트 높았다. 물론 여론조사라는 게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오차가 심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당 지지도 격차 축소나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추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단순히 여론조사의 맹점만을 탓할 계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민주당이 불과 넉 달도 되지 않아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은 예사롭지 않다. 통합당이 이처럼 창당 후 최고 지지율을 기록할 만큼 뚜렷한 행적을 보였다고 말하기에는 회의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더 그렇다. 여당의 난맥상이 생각보다 심각할 수 있어서다.

지지율 하락 원인이 중첩된 점도 문제이다. 촉발 요인이 국한돼 있다면 금방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겠지만, 현재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잇따른 광역자치단체장들의 성추행, 계속 헛발질인 부동산 대책, 다수결을 내세운 입법 독주, 육탄전도 불사하는 검찰 내 갈등 등은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정부와 여당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비서실 수석들이 집단으로 사의를 표명하는 일이 벌어졌다. 평소라면 그들의 선택이 작금의 사태에 대해 무겁게 책임지는 행동으로 보이겠으나, 이번은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들이 다주택자들이기에 ‘직보다 집을 선택했다’라는 조롱을 받거나, 대통령을 보좌해 유례없는 수해를 극복해야 할 이들이 임무를 외면한다는 비판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부와 여당의 모습은 지지도 하락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결국에는 국민을 불행에 빠트리게 된다. 다수의 국민이 코로나19, 물난리, 집값 폭등 등으로 언제 나락으로 떨어질지 몰라 공포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시기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제라도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환골탈태해야 한다. 야당과의 협치를 끌어내야 마땅하다. 사표를 낸 청와대 참모뿐만 아니라 내각도 전면적으로 바꾸는 방법도 고려하는 게 옳다. 민심을 외면하면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사라진 정권이 한둘이 아니다. 역사의 교훈은 이처럼 엄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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