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업용수 수질 낙동강 물 언제까지 마셔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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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만 부산시민의 식수원인 낙동강 원수의 수질이 TOC(총유기 탄소량) 기준 5년 연속으로 생활용수로도 쓸 수 없는 3등급으로 전락해 수질 개선이 절실하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6월 부산의 상수원인 경남 양산 낙동강 물금취수장의 수질을 4회 측정한 결과 월평균 TOC 값이 4.9이고, 올 상반기 수질 TOC 평균값은 4.3을 기록해 3등급(보통·4.0~5.0)으로 분류됐다고 한다. 물금취수장 연평균 TOC 값은 2015년까지는 4.0 이하로 2등급(약간 좋음) 수준을 유지했지만, 2016년 3등급으로 떨어진 뒤 올해까지 5년간 내리 3등급 수질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곳 TOC 값은 2016년과 2017년 4.2, 2018년 4.7, 지난해 4.5로 매년 수질이 악화되는 추세를 보인다.

물금취수장 원수 수질 공업용수 수준
기준 변경해 수질 관리 강화 필수적

통상 식수로 사용하기 위한 원수의 수질은 TOC 기준 2등급을 기본으로 한다. TOC 기준 3등급의 물은 고도의 정수와 특수 처리가 아닌 일반적인 정수 처리만으로는 생활용수로 쓸 수 없어 공업용으로 공급된다. 시민들이 최근 몇 년 새 공업용수에나 적합한 원수를 식수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물금취수장에선 고도 정수 처리를 해도 공업용으로도 사용키 어려운 4등급(약간 나쁨)과 5등급(나쁨) 수질이 측정된 경우가 여러 차례 있을 만큼 식수원 수질 악화는 심상치 않다. 수질이 나쁜 낙동강 원수에 대해 더욱 강화된 고도 정수와 낙동강 물의 전반적인 수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사실 낙동강 수질이 나빠질대로 나빠진 건 이미 오래전 얘기다. 지난 5월 초 물금취수장 원수에서 미량이기는 하나 미국 환경청 규정 1급 간암 유발물질인 1,4-다이옥산이 검출돼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안겼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낙동강 오염사고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커진 지 오래됐다. 1991년 페놀사건 이후 벤젠 및 톨루엔, 다이옥산, 퍼클로레이트 검출 같은 식수원 오염은 낙동강의 연례행사가 됐다. 낙동강 원수는 그렇다 쳐도 지난달 초엔 정수된 물까지 오염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갑상선 질병과 연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과불화옥탄산이 화명정수장과 덕산정수장 원수와 정수에서 모두 나와 유해물질 규제 강화가 시급하다.

문제는 정부와 관계 당국이 낙동강을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기준의 수질오염총량관리제로 관리하면서 수질 오염의 심각성이 축소되고 있는 점이다. 올 상반기 물금취수장의 BOD 기준 평균값은 1.9로 1등급(좋음)으로 측정돼 TOC와 큰 차이를 보였다. BOD는 산업폐수 등에 포함된 고분자 유기물 검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기준 변경·강화를 통해 철저한 수질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낙동강 하류가 식수원인 부산·울산·경남 주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정부는 특단의 낙동강 수질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최근 경남 창원시는 수질 악화에 항의해 낙동강 원수 대금과 물이용부담금 납부 거부를 검토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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