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에게 듣는다] 4. 폐암 조정수 부산대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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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 폐암 확률, 비흡연자의 7배”





조정수 부산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폐암 수술 과정에서 폐 일부분만 절제하는 구역절제술이 뛰어나다. 손상되는 폐의 양을 줄이는 혈관성형술과 기관지성형술에도 능하다. ‘초기 폐암에서 폐엽미만절제술의 예후’, ‘폐 선암에서의 종양에 침윤한 림프구의 평가와 예후’ 등이 대표논문이다.

국내 최초 초음파 기관지 내시경 도입
가상 내비게이션으로 조기 검진 가능

20년 금연해야 비흡연자와 위험률 비슷
대기오염·미세먼지 등 노출 빈도 증가
최근 비흡연자에게서도 폐암 진단 늘어

최소 침습·절제, 초기단계 치료 적절
3세대 면역항암제 효과 뛰어나 주목


초기 폐암은 흉강경 수술 같은 내시경을 이용한 엽미만절제술 등의 최소 절제 수술이 가능하다. 폐암 수술을 하고 있는 조정수 교수팀. 부산일보DB


-지난해 국가 5대 암 검진 항목에 새롭게 폐암이 추가됐다. 그만큼 폐암의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폐암은 우리나라에서 위암, 대장암, 갑상선암 다음으로 발생 빈도가 높은 암이다. 암 사망률 부분에서는 1위의 오명을 가지고 있는 암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해에 국가 암 검진 항목에 들어갔는데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폐암은 1기의 경우 완치율이 80% 전후로 비교적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일부 공격성이 낮은 선암은 90% 이상의 완치율이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폐암이 2기가 되면 60% 전후로 완치율이 낮아지고, 3기 초일 경우 40% 전후, 4기가 되면 5% 미만의 완치율을 보인다. 그래서 폐암의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흉부 CT만으로도 폐암의 조기 검진이 가능한가. 부산대병원에서 도입한 ‘가상 기관지 내시경 내비게이션’은 어떤 검사인가.

“흉부 CT는 폐암의 조기 검진을 위한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손쉬운 진단 검사법이다. 그러나 흉부 CT는 폐암으로 의심되는 병변을 발견하는 정도여서 한계가 있다. 폐암 확진을 위해선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 우리 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초음파 기관지 내시경을 이용한 말초 폐 조직 검사와 폐암 의심 병변 조직 검사를 시작한 바 있다. 최근에는 가상 내비게이션을 기관지 내시경에 장착해 그 정확도를 더 올리고 있다. 이전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지만, 수술 전에도 이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통해 폐암을 진단할 수 있게 됐다.”

-폐암 발병률은 낮아졌지만, 유독 생존율이 낮고 예후가 나쁜 이유는 무엇인가.

“폐암은 많이 진행된 상태가 아니면 딱히 호흡곤란이나 통증 같은 특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2기 정도가 되면 초기 병변은 아닌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어떤 환자들은 별 증상이 없다고 치료를 꺼리는 분들도 있다. 증상이 없다고 방심하다가 치료를 할 수 없는 단계나 수술을 못 하는 상태가 되면 사망률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그리고 진행된 병기에서 일부 세포형의 경우 일반적인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가 잘 듣지 않는 특징도 있어 생존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흔히 폐암은 흡연자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 들어 비흡연자들의 폐암 진단도 늘고 있다. 원인이 무엇인가.

“폐암 발생의 위험 인자는 흡연, 유독성 물질, 발암·방사성 물질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요즘은 흡연 이외에도 대기오염, 미세먼지, 화학성 발암 물질의 노출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이유로 비흡연자에게서도 폐암 진단이 늘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은 흡연이 첫 번째 폐암 발생 위험 인자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금연할 경우 폐암 발생 위험의 감소 폭은 어느 정도인가?

“흡연하면 비흡연자보다 7배 가까이 폐암 관련 위험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금연을 하면 어느 정도 위험률이 감소하는지는 명확히 연구된 바는 없다. 다만 오래전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금연을 한 지 20년이 지나야 비흡연자들과의 위험도가 비슷해진다. 금연한 지 10~20년 사이는 1.8배, 10년 이내는 3배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지금도 흡연을 하시는 분이라면 가능한 한 빨리 금연을 하라고 권한다.”

-구역 절제술 등 가급적 폐 조직을 작게 떼어내고 폐 기능을 보존하기 위한 수술법에 대해 설명해 달라.

“폐엽(5개) 단위로 폐를 절제하는 폐엽 절제술보다 고난도 수술이 구역 절제술이다. 이미 많은 외과의사들이 비숫한 재발률을 가지면서 가장 폐를 작게 떼어내는 수술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구역절제를 포함한 엽미만 절제술을 시도해도 되는 기준을 만들고 있고 최종 연구 결과가 2022년에 나올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흉강경 수술 같은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 수술과 더불어 최소 절제 수술이 초기 폐암 환자의 치료에 적절하다고 본다. 초기 병변은 엽미만 절제술이 적절한 치료법이라고 생각한다.”

-2세대, 3세대 항암제가 등장하면서 폐암 치료에도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에 대해 설명해 달라.

“항암 치료제는 1세대가 화학항암제, 2세대는 표적항암제, 3세대는 면역항암제라고 할 수 있다. 표적 항암제는 이미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특정 돌연변이 유전자가 발현된 환자는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단점이다. 그리고 표적항암제와 더불어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면역항암제 역시 그 효과가 뛰어나다. 1, 2세대 항암제보다 내성에 따른 재발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역시 특정 검사에서 적합 판정이 나와야 사용할 수 있는 약제라서 한계는 있다.”

-폐암 예방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세포변형이 일어나는 이형성증 시기나 초기 폐암은 일반 방사선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흡연력이 20년 이상이거나 폐암 가족력이 있으면 저선량 흉부CT로 1년에 한 번 정도는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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