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주호영 체제 장기화에 PK 보수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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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의 투톱인 김종인·주호영 체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부산·울산·경남(PK) 보수 정치권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두 사람이 PK 지도부 출현을 가로막아 내년 부·울·경 재·보궐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투톱, PK 지도부 출현 가로막아
내년 부울경 재보궐선거 악영향

지난 8일 통합당 원내 사령탑으로 선출된 주호영 원내대표의 임기는 1년이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사실상 확정된 김종인 내정자는 내년 4월까지 임기를 보장해 달라고 주장한다. PK와 전혀 연고가 없는 통합당 투톱이 내년 부·울·경 재·보선을 주도한다는 얘기다. 이미 부산시장 보선은 확정됐고, 경남 양산시장 재선거도 유력하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김경수 경남지사도 선거법 위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일부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이 재·보선에 출마할 경우 PK에선 ‘미니 총선급’의 대규모 선거가 실시된다. 그만큼 통합당 지도부의 면면이 중요하다.

그러나 주 원내대표는 PK 출신 차기 주자인 김태호·홍준표 당선인의 복당을 약속해 놓고 이제와서 나몰라라 하고 있고, ‘세비 30% 반납’ 등 장기적인 비전 제시보다 단편적인 이미지 정치에 집중하고 있다. 김종인 내정자는 지역의 특정 정치인을 집중 부각시키면서 정작 비대위 위원과 당직 인선 과정에서 PK를 배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5월 첫째 주(4, 6~8일) 실시한 여론조사(선거여론조사심위의 참조)에서 32.3%였던 통합당의 PK 지지도는 주호영 체제가 출범한 지 2주가 지난 셋째 주(18~22일)에도 32.7%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당대표나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되면 ‘컨벤션 효과’로 당 지지도가 상승하지만 이번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김종인 비대위 출범 소식에 PK 조직 이탈이 현실화되고 있다. 부산의 모 당선인은 25일 “30년 넘게 우리 당에 몸담아 온 골수 당원이 탈당하겠다는 뜻을 밝혀왔고, 단톡방은 ‘김종인 비대위’를 성토하는 글로 도배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당선인은 “대구의 주호영과 수도권의 김종인이 손잡고 PK를 철저하게 왕따로 만들고 있다”며 “통합당 PK 정치권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 최다선인 조경태 의원은 이날 “비대위 출범은 일종의 유약하고 무책임한 모습”이라며 “당헌·당규대로 8월에 전당대회를 차질 없이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제원 의원은 최근 “또다시 1년간 신탁통치를 받게 됐다”거나 “80대 정치기술자 뒤에 숨었다”는 표현으로 ‘김종인 비대위’를 강력히 비난했다. 통합당을 비롯한 PK 보수 정치권의 조직적 대응 여부가 주목된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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