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힘들 땐, 전신마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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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치과 치료

치과 치료는 일반인도 힘들지만, 장애인은 더 심하다. 진료 협조가 어려운 장애인의 경우 전신마취를 한 후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부산대치과병원 제공

치과 가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많은 이들이 치과 치료를 두려워한다. 일반인도 힘들어하는데 장애인들은 더더욱 그럴 것이다.

입을 오래 벌리거나 물을 머금는 등
진료 협조 구하기 어려운 경우 많아
혈액·소변 검사, 방사선 검사 통해
예기치 못한 위험 철저히 파악해야
취침 전 간식 피하고 양치질 필수
혀기능 장애 경우 ‘혀 클리너’ 도움


■장애인 치료 도중 돌발행동으로 위험

치과에서 진료를 받을 때 환자는 일정 시간 입을 벌리거나 물을 머금는 등 의사 지시를 이해하고 따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있는 환자는 진료 협조를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성인 장애인은 소아에 비해 근력이 강해 기구를 입에 넣지 못하도록 온몸으로 저항하기도 한다. 또 방사선 사진 촬영을 완강히 거부하기도 하고, 치료 도중 갑작스러운 돌발행동으로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처럼 일반적인 치과 치료가 힘들 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전신마취를 한 후 치과 치료를 하는 것이다.

부산대치과병원에서는 치주과(과장 주지영 교수) 치과보존과(손성애 교수) 구강악안면외과(신상훈 교수)가 협업을 통해 전신마취하에 장애인 치과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공통으로 병원에 내원해 문진과 치과 엑스레이를 찍고 치료 계획을 세운 후 전신마취를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장애의 종류, 과거 수술 이력, 약물 사용 등과 환자의 현재 상태에 대해 파악한다. 정신적, 신체적 장애를 가진 환자는 내과적 합병증을 가지고 있거나 복용하는 약물이 다른 환자에 비해 많은 경우가 흔하다. 이런 이유로 약물 조절과 전신마취 위험도 평가를 위해 내과, 정신과, 마취과 등에 의뢰서를 보내기도 한다.

외래에서 구강 검진이나 엑스레이 촬영조차 어려운 환자도 있다. 이때는 수술 일정을 먼저 잡고, 전신마취 당일에 구강 검진을 시행하고 치료를 하기도 한다.



■전신마취 당일, 필요한 치료 최대한 진행

치은염(잇몸 염증)이나 치주염(잇몸과 잇몸뼈까지 진행된 염증)이 가벼운 경우에는 대개 치태 제거와 치석 제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치주염이 아주 심하면 치태와 치석 제거 외에도 추가적으로 치근활택술이나 치주소파술, 치은절제술 등이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이런 치료는 외래에서 여러 차례 나누어 부분적으로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 협조도가 낮은 장애인 환자는 전신마취를 한 후에 한꺼번에 치료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동작이 어려운 장애인은 구강 위생관리가 쉽지 않아 충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치아가 계속 썩으면 신경치료까지도 필요하다. 치아를 더 이상 살릴 수 없다고 판단되면 구강악안면외과와 협의해 해당 치아를 발치한다.

장애인 환자는 여러 번에 걸쳐 치과 치료하는 게 어렵다. 그래서 전신마취 당일에 필요한 치료를 최대한 진행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오전 시간에 수술이 진행되며 상악과 하악 전반에 걸쳐 치료한다.

전신마취 상태에서는 통증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어 공포감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의료진은 환자의 협조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어 필요한 치료를 한 번에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 손쉽게 전신마취를 시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 환자의 전신마취는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장애 특성에 따라 예기치 못한 위험성이 존재할 수 있어 혈액과 소변 검사, 방사선 검사, 심전도 검사 등을 우선 실시해야 한다.



■장애인 칫솔질이 중요

잇몸병이나 충치 예방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양치질이다. 장애로 인해 치료받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양치질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밤에 하는 양치질이 매우 중요하다. 보호자들은 잠들기 전에 간식 섭취를 피하고 반드시 양치질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칫솔 종류는 다양한데 장애에 따라 적합한 형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치아를 2~3개 덮을 정도의 사이즈와 보통 단단할 정도의 나일론 모가 좋다고 하지만, 큰 칫솔과 단단한 모가 청결 효과가 높을 때도 있다.

치약은 6세 미만은 500ppm 이하의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쓰고, 6세 이상은 최소 1000ppm 정도의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선택하면 된다.

칫솔질은 칫솔모가 치면에 닿으면, 어떤 방법으로 칫솔질해도 괜찮다. 구강에 문제가 없다면 현재 하는 칫솔질법으로 더 확실히 칫솔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칫솔질할 때 과도한 움직임으로 인한 출혈이나, 잇몸 손상 등에 주의해야 한다.

전동칫솔 등 구강위생관리 보조 기구를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전동칫솔은 손목에 힘을 빼고 한 곳에 3~5초 정도 머무르며 서서히 옆으로 이동하며 사용한다. 양치할 때 타액이나 치약이 기도나 식도로 넘어갈 위험성이 있다면, 흡인 기능을 가진 칫솔을 추천한다. 칫솔질할 때 입을 벌리기 어려우면 개구 보조기구를 사용한다.

고령자와 혀 기능에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혀 클리너 사용을 권장한다. 혀 표면은 부드러워 손상되기 쉬우므로 힘을 너무 주지 않도록 주의한다.

양치할 때 누워있는 상태라면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휠체어나 의자에 앉은 상태가 편한 경우 보호자가 뒤에서 끌어안듯이 선 자세에서 칫솔질해준다.

칫솔질만으로 모든 구강질환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부산대치과병원 구강내과 정성희 교수는 “장애인은 나이에 따라 장애 정도가 다양해 정기적인 치과병원 방문을 통한 구강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구강 위생 상태가 불량하면 2~3개월 간격의 정기검진이 필요하며, 구강위생 상태가 좋은 환자라도 최소 6개월 간격의 정기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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