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 질병, 치료 시기 놓치면 실명 위험 초래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이 안과

황반에 생기는 질병은 무엇보다 조기진단과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 이 안과 제공

‘몸이 천 냥이라면 눈은 구백 냥’이란 말이 있다. 그만큼 인체 부위 중에서도 눈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 눈에서도 시력의 90%를 담당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황반이다.

눈에는 망막이라는 사진기의 필름 혹은 디지털카메라의 CMOS 칩 역할을 하는 신경 조직이 있는데, 황반은 그 망막의 중심부를 말한다. 지름 0.5cm에 불과한 이 작은 신경 조직이 시력 대부분을 담당한다.

황반에 발생하는 질병은 매우 다양하다. 원인에 따라 수술이나 레이저 치료가 필요할 때도 있고, 눈 속 주사나 약물치료로 충분한 경우도 있다. 이 안과의 이지은 원장은 “황반에 생기는 질병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 등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일으키는 예가 많다”며 “정확한 진단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알려진 질환은 나이 관련 황반변성, 흔히 줄여서 황반변성이라 부르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며 망막에 드루젠(결정체)이라 불리는 노폐물이 쌓이고, 더욱 진행하면 신생혈관이 증식하며 종종 실명에 이르기도 하는 병이다.

드루젠이 쌓인 단계는 건성 황반변성, 신생혈관이 증식하는 단계는 습성 황반변성이라 부른다. 건성 황반변성 단계에는 항산화제가 다량 포함된 영양제를 복용하면 진행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습성 황반변성은 눈 속에 항체 주사를 맞아야 하는 단계인데, 재발이 흔하므로 장기간 여러 차례 주사를 맞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지은 원장은 “신생혈관은 방치하면 계속 증식해 커져서 결국 황반에 흉터를 남기게 되는데, 이렇게까지 진행되면 치료가 힘들어진다”며 “꾸준한 눈 속 주사 치료가 황반 흉터로 인한 실명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노년에 들어서 황반에 가장 흔한 질환은 망막 전막이다. 망막 표면에 섬유막이 생기는 것으로 대부분 심각한 시력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경과 관찰로 충분하다. 하지만 시력이 떨어지거나 사물이 비틀어져 보이는 변시증이 심한 경우 수술로 섬유막을 제거해 주어야 한다.

당뇨나 혈관 폐쇄, 포도막염 등에서는 황반에 물이 차고 붓는 황반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재발이 흔하며 장기간에 걸쳐 경과 관찰을 하고 재발하는 경우 필요에 따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이다.

황반원공은 황반 중심에 구멍이 생기는 병이다. 현재로서는 수술이 거의 유일한 치료이며 1차 수술로 대부분 성공적으로 구멍을 폐쇄할 수 있다. 진행하면 구멍이 점점 커지고 수술 성공률이 떨어지므로 빨리 발견하고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지은 원장은 “황반에는 다양한 질환들이 발생할 수 있으며 병에 따라 증상, 치료, 예후가 다양하다”며 “특히 치료 과정에 따라 최종 시력에 많은 차이가 생길 수 있어 의사의 지시에 따라 꾸준한 검진과 치료를 받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반에 생기는 질병들은 무엇보다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일찍 발견할수록 망막세포 손상이 적어 치료 효과도 그만큼 좋기 때문이다. 특히 황반변성의 경우 나이에 따른 노안으로 여겨, 병원을 찾지 않고 방치하다가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

이 원장은 “가끔 재미 삼아서라도 한쪽 눈을 가리고 양 눈의 시력을 비교해 보는 것이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직선이 휘어 보이고 중심이 잘 보이지 않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단받아야 한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