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핫플’ 매장, ‘체험’을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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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 삼정타워

지난 14일 ‘덴마크 다이소’로 불리는 라이프스타일숍인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이 부산에서 처음으로 삼정타워 1층에 문을 열었다. 삼정타워 제공

온라인 시장에 고객을 빼앗긴 오프라인 매장들은 무엇을 팔아야 할까? 유통업계는 ‘체험’에서 답을 찾는다. 세상 모든 물건이 온라인에서 거래되더라도 ‘체험’은 구매할 수 없다는 것. 최근에는 아예 ‘체험’을 전면에 내세운 새로운 쇼핑 공간이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 삼정타워가 대표적. 이곳은 ‘부산 최초’라는 수식어를 가진 매장들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부산 ‘핫플’로 급부상 중이다.

런닝맨·놀이똥산부터 디엘프렌즈까지
수도권 유명 매장 부산 최초 입점 ‘속속’
영남 유일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 오픈
문화 복합 공간 ‘Q. 라운지’도 볼거리

■부산 최초 매장들

지난 24일 삼정타워 1층의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 매장에는 코로나 불황이 무색할 만큼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일명 ‘덴마크 다이소’로 불리는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은 문구와 주방용품, 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디자인숍이다. 북유럽 감성의 디자인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2016년 서울 명동에 첫 매장으로 낸 후 국내에서는 수도권 위주로 매장을 운영하다 지난 14일 삼정타워 1층에 문을 열었다. 부산에서 처음 문을 연 매장에는 고객들이 몰려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학생 김영지(24·부산 서구) 씨는 “온라인에서만 구매하다 부산에 매장이 생겼다고 해서 왔다”며 “덴마크 특유의 느낌이 묻어나는 제품들이 재미있는 디자인에 가격도 저렴해 자주 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삼정타워에는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처럼 수도권 위주로 입점한 ‘잘 나가는’ 매장들이 즐비하다. 미국 3대 햄버거 중 하나로 꼽히는 ‘쉐이크 쉑버거’ 매장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쉐이크쉑 부산점은 수도권 이외 첫 매장으로, 한동안 긴 줄을 서는 풍경이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삼정타워의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삼정타워에서 특별한 기록을 가진 매장은 이뿐만이 아니다. 몸속에서 대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 놀이 시설로 만든 ‘놀이똥산’과 서울 인사동의 유명 실내 놀이터 ‘런닝맨’, 멕시코 음식 전문점 ‘온더보더’, 어린이 뷰티체험 공간 ‘디엘프렌즈’ 등도 모두 부산에서 처음으로 들어선 시설이다.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패션 편집숍 ‘원더플레이스’, 키즈카페 ‘챔피언’ ‘유니클로’ 매장은 부산 최대 규모다. 오는 7월에는 유명 피부과와 협업한 대규모 미용 매장인 ‘제이린 메디슨&뷰티’와 삼진어묵이 입점 예정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G스타 개막에 맞춰 부산 최초의 대규모 E 스포츠 경기장도 문을 연다. 2층을 튼 복층 구조의 탁 트인 개방감을 갖춘 공간으로, 국제 경기장 수준의 설비를 갖추겠다는 야심 찬 목표로 정비 중이다.



■주변 상권에도 활기

삼정타워가 새로운 명소로 부상하자 주변 상권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삼정타워는 부도와 소송으로 10년 넘게 방치됐던 빈 건물을 (주)삼정이 인수해 새로운 체험형 쇼핑공간으로 변모시켰다. 삼정타워 박민기 점장은 “삼정타워는 일반적인 쇼핑 공간이 아니라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문화를 경험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 지역 건설사가 운영하는 쇼핑몰은 기존 유통업체를 흉내 내다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데 반해, 삼정타워는 기존 업체보다 한발 앞선 ‘체험’이라는 콘셉트로 운영되고 있다.

8층에 위치한 ‘Q. 라운지’는 ‘새로운 경험’이라는 삼정타워의 정체성이 응축된 공간이다. 삼정 측이 직접 운영 중인 라운지로, 800평의 대규모 공간에 베이커리 카페와 칵테일 바, 갤러리 등이 공존한다. 모태 기업인 건설사의 정체성을 살려 공간의 임팩트를 극대화했다. 대규모 실내 LED 화면과 대형 창, 그리고 대형 식물들은 서면 한복판에서 느끼기 힘든 스펙터클한 느낌을 자아내면서 동시에 미술 작품이나 정글짐, 그물 조형물 등 곳곳에 이색 시설을 배치해 아기자기한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삼정 측은 “베이커리 카페와 칵테일 바는 메뉴 개발부터 운영까지 삼정이 직접 맡아 건강하고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삼정타워는 최근 BRT 개통으로 또 다른 호재를 만났다. 건물 바로 앞에 횡단보도가 설치되면서 접근성이 더욱 높아졌다. 잇달아 인기 매장이 입점하고 Q.라운지를 비롯해 지역 맛집을 모아 놓은 5층 마싯길이 입소문을 타자 젊은 층뿐만 아니라 인근 사무실 건물의 직장인과 아파트 거주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업계도 삼정타워 주변 상권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그동안 사실상 죽은 공간이었던 인근 상권에 삼정타워가 새로운 앵커 시설 역할을 하면서 유동인구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지속해서 방문객을 유인할 수 있는 요인을 얼마나 확보하는가에 따라 주변 상권 활성화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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