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미 해변·공원 ‘북적’… ‘코로나’ 무색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코로나19 규제 조치가 완화된 데다 미국 연휴가 겹친 지난 2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 속에서도 미국의 해변과 공원이 메모리얼 데이(5월 25일·우리나라의 현충일) 연휴를 맞아 문전성시를 이뤘다.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0만 명에 육박한 가운데 연휴와 코로나19 봉쇄령 완화 조치가 겹치면서 많은 사람이 나들이에 나섰다. 하지만 미 보건 당국은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 준수를 강조하는 등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주리주의 유명 관광지인 오자크 호수에는 많은 사람이 몰려 현충일 연휴를 즐겼다. 그러나 요트 클럽과 야외 바, 수영장 등에 모인 대부분의 사람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무시했고,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진 ‘오자크 호수’ 영상과 사진에는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서 어깨를 맞대고 밀착해 음주와 수영을 즐겼다. 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세요’라는 안내문 아래에서 수십 명이 모여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미국 누적 사망자 10만 명 육박
메모리얼 데이 연휴 문전성시
마스크 미착용·거리 두기 무시
좁은 공간서 밀착 음주·수영


플로리다주 탬파해변에도 인파가 몰리면서 당국이 해변 주차장을 일시 폐쇄했고, 300여 명의 경찰이 출동해 사회적 거리 두기 준수를 당부했다. 전날 데이토나비치에서는 200여 명의 젊은이들이 광란의 길거리 파티를 열어 경찰이 긴급 출동하기도 했다. 차량에서 돈을 뿌리면서 혼란이 극에 달했고, 총격 사건으로 최소 5명이 다치며 길거리 파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선 700마일(약 1126㎞)에 달하는 레저용 산악 도로가 다시 열리면서 차량과 오토바이를 끌고 나온 나들이객이 도로를 가득 메웠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무시한 채 광란의 길거리 파티까지 벌이는 소동까지 빚어지자 보건 당국 등 미국 내부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은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현충일 연휴 야외 나들이 인파에 대해 “무척 걱정된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꼭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 대응 최일선에 있는 연방 기구인 식품의약국(FDA)의 수장 스티븐 한 국장도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아직 억제되지 않았다”며 “그들 자신과 지역 사회를 보호하는 것은 모든 개인에게 달려 있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와 손 씻기, 마스크 착용을 거듭 당부했다.

CNN방송은 코로나19 봉쇄령 완화 이후 노스캐롤라이나와 아칸소주 등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며 “미국은 여전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애사 허치슨 아칸소 주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163명을 기록해 약 한 달 만에 “2차 정점을 보였다”고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보건당국도 전날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1107명으로 가장 많은 일일 환자 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시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미용사 2명이 고객 140명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보건 당국이 역학 조사에 나섰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24일 현재(미국 동부시간 오후 9시 30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164만 3098명, 누적 사망자는 9만 7711명이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일부연합뉴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