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해양위성 ‘부산 산업’ 띄운다
‘초소형 위성이 머지 않아 드론처럼 일반화된다. 부품기업과 연구인력이 풍부한 부산이 시장을 선점하면 부산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이 될 수 있다.’
부산시는 최근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부산테크노파크, 관련 기업, 대학 등에서 전문가 10여 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개발비 3억 원 안팎 소규모
드론처럼 일반화 가능성 높아
시·KIOST·지역기업·대학
최근 만나 ‘공동 협력’ 합심
시너지 효과·새 먹거리 기대
국가균형위원회가 주관하는 지역발전투자협약 시범사업에 ‘초소형 해양위성 개발 및 관련 인프라 구축사업’을 응모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자리였다.
부산시는 KIOST, 부산대, 부경대, 관련 기업이 협력해 지역 특화형 초소형 해양위성 시스템을 개발하고, 부산테크노파크와 KIOST가 지능정보형 우주해양신산업 육성지원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 센터에는 해양위성 실험실, 연구실, 테스트 베드, 기업 입주공간, 창업 인큐베이터 등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2019년 1월 중 사업을 신청하면 3월 선정 결과가 발표되고, 2021년까지 국비 100억 원이 지원된다. 여기에 시 예산 100억 원을 보태 200억 원 규모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 주력 산업인 조선·자동차 부품 기업과, 지역 대학에 풍부한 항공·전자·기계·컴퓨터 분야 연구인력, 해양위성을 운용하는 KIOST 등이 협력하면 충분히 짧은 시간 내에 지역 유력 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부산시는 기대하고 있다.
천리안 같은 대형 위성은 개발비 3500억 원, 발사비 500억 원 등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하지만 초소형 위성은 3억~5억 원으로 개발해 3억 원 가량으로 저궤도에 올려 놓을 수 있다. 개발 기간도 10년이 걸린 천리안 2호에 비하면 2~3년으로 짧다.
미국 중국 일본 등은 초소형 위성의 가능성에 이미 눈을 떴다. 초소형 위성을 활용해 우주쓰레기를 청소하려는 일본 업체 애스트로스케일은 1000억 원을 투자받았고, 구글은 초소형 위성 200개를 발사해 구글어스를 실시간 업데이트 할 예정이다.
실시간 선박 위치 추적, 해수 표면 수온 측정, 적외선 광역 수온 감시 등 활용도도 높다.
KIOST 해양위성센터 위성기획개발팀 조성익 선임연구원은 “항공우주연구원이 있는 우리나라의 위성 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뒤지지 않는데 공공·민간 투자가 부족해 초소형 위성 개발이 지연됐다”며 “대규모 투자까지는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산·학·연·관이 협력하면 투자 성과를 신속하게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초소형 위성을 활용한 실시간 재난 관측과 우주 탐사를 추진한다는 ‘우주개발 진흥계획’을 올해 2월 발표했다. 정부 기관과 군 등에서도 초소형 위성 자체 운용을 계획해 국내 수요도 있고, 개발도상국에서도 비용이 적게 드는 초소형 위성을 우주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어서 해외 시장도 커지고 있다. 위성 영상 시장만 해도 2023년까지 4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조 연구원은 “스코틀랜드도 정체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려고 우주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았다”며 “초소형 위성 개발 여건이 좋은 부산이 선제적인 산업 진흥에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