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움직인 '작지만 큰 목소리' 축제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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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1회 ‘버자이너 페스티벌’에 참여한 기획자들 모습. 부산일보DB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군 키워드 중 하나로 ‘페미니즘’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에는 11만 명이 모여 불법 촬영과 사법부의 여성 혐오적 편파 판결을 규탄하는 ‘불편한 용기’ 시위가 열렸다. 온라인에서 머물던 여성들의 분노가 거리에서 행동으로 표출된 것이다.

지금 여기, 부산에서도 ‘부산이 더 이상 페미니즘에서 변방이 아니’라고 외치는 페스티벌이 열린다. 자생적으로 태동한 마을 축제 ‘버자이너 페스티벌’이다. 올해 2번째로 페미니즘 서적 작가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과 함께 돌아왔다. 오는 29~30일 부산 수영구 수영동 비건 카페 ‘꽃피는 4월, 밀익는 5월’과 책방 ‘vivid’에서다.

제2회 버자이너 페스티벌
29~30일 수영동서 개최
페미니즘서 저자들 추천
영화 ‘엘르’ 감상 등 행사

가장 눈에 띄는 건 페미니즘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시네마 토크’.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의 저자 홍승은 씨,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입이 트이는 페미니즘>을 쓴 이민경 작가, <별것도 아닌데 예뻐서>의 김비·박조건형 씨, 부산지역 대학교 페미니즘 모임 연합체인 ‘캠페미네트워크’가 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참여했다.

이틀 간 이들 프로그래머가 고른 영화를 함께 보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식이다. 홍승은 씨는 이자벨 아자니가 주연한 영화 ‘엘르’(2017)를 골랐다. 이 영화를 보고 ‘금기와 욕망 사이에서 다른 말 찾기’라는 주제로 참가자들과 토론한다. 버자이너 페스티벌 기획팀은 4대에 걸친 모계 가족의 삶 이야기 ‘안토니아스 라인’(1997)을, 이민경 작가는 여성운동에 적극적인 캐롤과 시골에서 파리로 떠난 델핀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썸머타임: 아름다운 계절’(2015)을, ‘캠페미네트워크’는 여성 우위 사회를 살아가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거꾸로 가는 남자’ (2018)를, 김비·박조건형 씨는 성전환 수술을 한 화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대니쉬 걸'(2015)을 선택했다.

영화만 상영하는 것이 아니다. 부산 로컬음식점, 바리스타, 페미니즘 단체가 참여하는 마켓과 영남권에서 활동 중인 페미니스트 작가들의 전시도 함께다. 지난해처럼 여성, 환경, 먹거리라는 큰 주제로 다양한 계층의 참여가 기대된다. 참가비와 바자회 수익금 일부는 편부모 가정을 위해 기부한다. 일반 티켓 1만 원(음료 1잔 포함). 양일 프리패스 3만 원(음료 무제한). 문의 트위터·인스타그램 @vaginafestbusan/vaginafestbusan1.

조영미 기자 mi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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