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빈 '해양수도' 채우려면 전담기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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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항 선석에 컨테이너선들이 접안해 하역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부산일보 DB

'해양수도 부산'이 구호가 아닌 현실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부산발전연구원(BDI) 허윤수 연구위원은 해양항만산업을 전담해 육성할 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 위원은 26일 오후 2시 부산 중구 코모도호텔에서 부산시가 주최하는 '해운·항만 지식서비스산업 육성 정책 수립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으로 주제 발표를 한다.

해운·항만산업 육성 세미나
부발연 허윤수 연구위원 발표

하드웨어·인프라만으론 부족
네덜란드처럼 진흥기관 설립을

전국 최고 해양산업 집적지, 세계적 항만 보유 도시 같은 하드웨어를 부산은 '해양수도'의 근간으로 삼았다. 하지만 인프라만으로 해양수도가 거저 이뤄지지는 않는다.

세계 10대 주요 해양도시의 부문별 지표 평균을 100으로 봤을 때 네트워크 지수는 32.8, 도시 매력 지수는 15.9, 금융 성숙도는 45.1. 산업경쟁력도 41.7 수준이다. 지역내총생산도 60.9로 부족하다. 허 위원은 문화관광 분야 글로벌 매력을 높이고, 해양분야 금융 중추기능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도심 도시재생과 북항 통합개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국내외 민간 금융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제 역할을 하도록 기능을 보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배후 산업단지 재생과 첨단화를 추진하면서, 전통 해양산업을 고도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육성·진흥 사업을 추진할 기관이 현재는 부산시, 부산항만공사, 해양수산부 등으로 분산돼 있다. 허 위원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포트 XL'을 모델로 하는 '부산형 해양산업 진흥기관' 설립을 제안했다.

로테르담 포트 XL은 2015년 출범해 1000개 이상의 창업기업을 발굴했다. 해운 항만 물류 운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트업 기업 발굴과 교육, 컨설팅, 해외 진출, 계약 지원 등의 지원 업무를 맡는다. 이 기관의 지원으로 84개 스타트업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계약을 맺었다.

유사한 사례로는 '로테르담 디자인 매뉴팩처링(RDM)'도 있다. 2009년 로테르담 항만공사 주축으로 설립된 이 기관은 옛 조선소 건물을 산학협력 혁신기지로 활용해 해운 항만 분야 신기술을 개발하고 공유한다.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BPA), 해운항만 관련 협회가 공동 투자하는 '부산형 포트 XL'은 어떤 모습일까? 허 위원은 크게 3가지 부문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우수기업 인증 및 스타트업 육성을 맡는 'We Busan FEST(펀딩, 교육, 스타트업, 기술)박스',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연구개발 (R&D) 테스트베드 조성, 콜드체인 기반 신선 물류시스템 기술 개발, 창업공간 운영을 맡는 '물류 R&D 스타트업 캠퍼스', 기업 서비스 평가 및 품질관리 지원, 통합 플랫폼 개발·운영, 해외시장 진출·네트워킹 지원을 맡는 '부산 오션 포트 플라자' 등이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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