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개방 확대… 영원히 패권 추구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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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앞줄 가운데) 중국 국가 주석이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혁개방 40주년 경축 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개방을 확대하겠다.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도 않겠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18일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도입한 지 40년 만에 강대국으로 성장했다고 자찬하면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 실현을 위해 개방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미국을 의식한 듯 개방과 더불어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개혁개방은 위대한 혁명
40년 만에 강대국으로 성장"
미국 겨냥 '국제 정의' 강조
구체적 개방 조치 언급 안 해

시진핑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혁개방 40주년 경축 대회'에서 1시간 30여 분간 행한 중요 연설에서 중국인들에게 40년간 발전상을 소개한 뒤 자신이 이끄는 중국 공산당의 지도에 따라 자신감을 가지고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경축식에는 리커창 총리 등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왕치산 국가 부주석 등 중국 지도부가 모두 참석했으나 후진타오와 장쩌민 전 국가 주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자주색 넥타이 차림의 시 주석은 "우리는 신시대에 계속해서 개혁개방을 추진해 '2개 100년(공산당 창당 100주년·신중국 성립 100주년)' 목표와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혁개방은 중화민족 발전 역사상 위대한 혁명이며 이 때문에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업이 비약했다"면서 "중국 공산당 설립,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개혁개방과 중국 특색 사회주의 추진은 3대 역사적 사건이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3대 이정표"라고 극찬했다.

시 주석은 향후 개혁개방에 대해 중국 공산당의 지시에 따를 것을 강조하면서 '4개 의식'을 강화하고 '4개 자신감'을 확고히 견지할 것을 주문했다.

'4개 의식'은 '시진핑 신시대 사상'의 핵심으로 시 주석에게 절대복종을 요구하는 정치·대국·핵심·일치를 의미한다. 당원들의 초심을 강조하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노선, 이론, 제도, 문화에 대한 '4개 자신감'도 포함돼 있다.

그는 "개혁 개방은 중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조치"라면서 "평화, 협력이라는 깃발 아래 세계 평화를 수호하고 공동 발전한다는 외교 정책을 지켜야 하며 상호존중, 협력 공영이라는 신형 국제관계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갈등을 빚는 미국을 겨냥한 듯 "우리는 국제 공평 정의를 수호하고 국제 관계의 민주화를 제창해야 한다"면서 "자신의 의지를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되며 타국의 내정 간섭과 강자임을 믿고 약자를 깔보는 것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진핑 주석은 "개방적이고 차별대우 없는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해야 하고 무역 투자 자유화와 편리화를 촉진하며 경제 세계화가 더욱 개방적으로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을 중심으로 세계 공동발전을 위해 새 동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결코 타국의 이익을 희생시켜 자국의 발전을 도모하지 않겠지만 자국의 정당한 이익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방어성 국방 정책을 견지하고 중국의 발전은 어떤 국가에도 위협을 주지 않을 것이며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시 주석의 연설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미국을 비롯해 서방이 기대했던 '구체적인 개방 조치'는 없었다는 게 대세다. 당초 시 주석이 미국과 격렬한 무역 전쟁을 치르다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90일간의 휴전에 합의한 만큼, 휴전 기간의 협상을 성공으로 이끌만한 상당한 양보안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시 주석의 연설은 원론적인 개혁 개방의 원칙을 천명하는 '말 잔치' 수준에 그쳤다는 것. 오히려 시 주석은 "그 누구도 중국에 무엇을 해야 할지, 하지 말아야 할지를 지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미국의 압박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AFP통신은 시 주석의 이 발언을 속보로 전하기까지 했다.

전반적으로 이날 시 주석의 연설은 미국을 의식해 시장개방과 개혁을 약속하는 유화적인 발언을 하면서도, 자존심을 지켜 중국 내부의 지지와 결속을 꾀하려는 이중적인 계산이 깔린 연설이었다는 것이다.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봇?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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