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엔 '주기 제한' 새벽엔 '조기 이륙' 김해공항, 기약 없는 '비행기 주차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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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이 '만차 주기장(비행기 주차 공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야간에 비행기 김해공항 주기를 제한하고 항공편 조기 이륙이라는 궁여지책을 꺼내 들었지만 궁극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빠른 공항 확장이나 신공항 추진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에 따르면 공항공사는 지난 10월 동계운항 스케줄부터 6개 항공사에 대해 야간 주기 항공기 대수를 제한했다. 김해공항에서 운항하는 항공편 수에 비례해 항공사별로 최대 8대까지 총 19대의 야간 주기가 제한됐다. 항공기가 대거 이착륙하는 오전 6~8시에 전날 주기한 항공기가 대거 주기해 있으면 공항이 혼잡스러워진다는 이유에서였다. A항공사의 경우 김해공항에서 전날 밤 스케줄이 끝나는 항공편이 12편이었으나 주기 제한으로 항공기 4대의 야간 주기를 포기했다. A항공사 관계자는 "관문 공항이나 큰 공항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어서 당황스럽다"며 "스케줄 조정으로 마지막 도착을 다른 공항으로 겨우 변경했다"고 말했다.

주기장 부족…항공사별 대수 제한
대한항공 등 10분 앞당겨 첫 출발
신공항 추진 등 근본적 대책 절실


일부 항공편은 출발도 앞당겼다. 대한항공, 에어부산의 제주행 항공편의 경우 첫 출발 항공편이 모두 10분 앞당겨졌다. 주기장에 새벽 시간 항공편 수요가 많아 출발시간을 앞당기는 궁여지책인 셈이다. 오전 7시 30분 제주로 출발하는 에어부산 BX8107편이 7시 20분으로 10분 출발을 앞당겼다. 제주행 대한항공 KE1001편도 오전 7시 5분에서 오전 6시 55분으로 시간을 변경했다.

김해공항 주기장은 급유 시설 설치 공사 중인 2곳을 제외하고 모두 38곳이 운영 중이다. 38곳의 주기장은 현재 공항 항공편 편성상 턱없이 부족하다. 동남아 노선이 많은 공항 특성상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항공기 이착륙이 몰려 수요일 오전 6~7시에는 41대가 공항에 집중된다. 주기장 38곳보다 항공기가 더 많아 주기할 곳을 찾지 못해 배회하는 항공기들로 인해 승객들의 탑승이 이뤄지는 계류장도 자연스레 혼잡해진다. B항공사 관계자는 "주기장 부족은 승객들이 타고 내리는 장소인 계류장 혼잡으로 이어져 아침 시간 출발, 도착 대거 지연은 흔한 일인 게 김해공항이다"고 지적했다.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 관계자는 "단기적인 대책이지만 주기 항공기를 제한하고 야간 주기 항공기를 일찍 출발시키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공항 운영으로 판단했다"며 "내년 3월에 주기장 공사가 끝나고 4곳이 늘어나면 어느 정도는 숨통이 트일 것이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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