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산업 콘퍼런스 2018] '남극 연구 전초기지' 칠레에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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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와 한국해양산업협회 주관으로 14일 벡스코에서 열린 '북극산업콘퍼런스 2018'에서 노르웨이과학대학 웬준 루 박사가 '북극 해양 구조물 시뮬레이터(SAMS)에 의한 빙 파괴 시뮬레이션'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내년은 남극 발견 200주년이다. 부산시와 ㈔한국해양산업협회는 지난 14일 '북극산업 콘퍼런스 2018' 마지막 세션에 칠레 극지 관계자들을 초청해 국가와 지역사회가 극지 연구와 산업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특히 마젤란대학 호세 레타말레스 교수는 '남극 연구 전초기지'로 칠레를 자리매김시키기 위해 정부가 어떤 전략을 구사하는지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남극연구소 최남단 이전
국제기구 등 교류 활발
칠레 정부 전략 대거 소개

市 "극지타운 적극 추진"

우선 레타말레스 교수는 대륙이 해양을 둘러싼 북극과 달리 남극은 해양이 대륙을 둘러싸고 있다며, 온난화로 남극 빙하가 녹을 경우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온이 낮을수록 물속 용존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지는데 빙하가 녹으면서 이산화탄소가 급격한 산성화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초창기 남극은 영유권 분쟁으로 치달았으나 1959년 체결된 남극조약 이후 1998년 발효된 남극조약 환경의정서에서 알 수 있듯이 환경 연구와 자원 탐사 대상 지역으로 관심이 옮아갔다. 레타말레스 교수는 "남북간 길이가 4000㎞에 이르는 칠레 최남단 푼타 아레나스는 남극대륙에서 불과 1000㎞ 거리에 있다"며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처치(3500~3800㎞)나 남아프리카공화국(4000㎞)보다 훨씬 남극에 가까워 푼타아레나스가 남극의 관문 역할을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칠레 정부는 이런 조건에 맞춰 남극 연구 전초기지를 위한 전략을 착착 수행하고 있다고 레타말레스 교수는 소개했다.

2003년 산티아고에 있던 남극연구소를 최남단 푼타 아레나스로 옮겼고, 남극조약당사국회의 등 다양한 국제기구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극지연구소를 비롯한 세계 각국 연구소와 협력센터를 만들어 교류를 강화하기도 한다. 1964년 10건에도 못 미쳤던 남극 과학연구프로젝트는 올해 105건에 이를 정도로 급증했다. 또 남극에 대한 국가 전체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대학과 연구소에 강좌와 연구 프로그램을 만들어 30여 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변화무쌍한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소형 연구선과 함께, 최남단 흩어진 작은 섬에 소규모 연구시설을 여러 개 지어 말초혈관을 튼튼하게 구축하기도 했다.

한편 레타말레스 교수에 이어 단상에 오른 DAP항공 니콜라스 피비체빅 매니저는 민간 항공물류업체로서 남극 연구와 산업 활성화에 민간이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배병철 부산시 해양농수산국장은 "극지는 환경 연구, 자원 탐사, 물류 루트 측면에서 관심이 높기 때문에 부산도 극지의 무한한 잠재력을 인식해 국내 극지연구의 거점을 목표로 '극지타운' 조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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